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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66)
    수필/신작 2025. 12. 18. 18:17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66)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작가의 말)

     

       40년지기이며 나의 뮤즈인 그분께는 거의 매일 ‘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어제는 아래와 같이 문자메시지를 띄웠다.

     

       < 과찬의 말씀입니다. 저는 자나깨나 글짓기공부만 할 따름인 걸요. 제 모자라는 지식 등에 관해 일종의 보상심리로요. 그리고 어버이 은혜를 ‘기워갚고자(보답하고자)’, 제가 할 수 있는 일인 창작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 . 그래서일까요, 편편 글을 적는 동안에도 저는 곧잘 울어요. 두 볼에 눈물 주룩주룩. 그럴 적마다 혼자서, 제 글에 감동하기도 해요.>

     

       67. 삼투압(滲透壓) 내지 삼투현상

     

       결코,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취권(醉拳)이다. 컴퓨터를 켜고 키보드를 토닥이기에 앞서, 막걸리부터 한 사발 들이킨다. 중국의 시인 이태백(李太白)도 아니면서, ‘주태백(酒太白)’이 되어, 반술이 되어 매번 글짓기를 한다는 뜻이다. 자연, 자고 일어나면, 갈증이 심해 차가운 생수를 여러 대접씩 연거푸 따라 마시게 되는데... . 이처럼 반복되는 일상마저도 새로운 글감이 될 줄이야!

       내가 술 마신 다음날 새벽에 물을 찾게 되는 일은, 체내에 강제흡수한(?) 막걸리 5% 알콜 농도를 묽게 하고자 하는 생리현상이라는 거. 밤 사이 내 체내 세포들 원형질은 5%의 고장액(高張液)에 절여 있었고, 저장액(低張液)인 맹물을 그처럼 들이킴으로써 본디 체액 0.9%로 환원하려는 생리현상임을.

       이 메커니즘이야말로 삼투압 내지 삼투현상이지 않냐고? 학술적으로, 삼투압이란, 농도가 다른 두 액체 사이에 생기는 압력의 차이를 일컫는다. 삼투현상이란, 셀로판막·황산종이·방광막 등 반투막을 중간에 두고 용액, 콜로이드 용액, 혼합기체가 특정 성분만 통과되는 현상을 일컫지 않은가. 그 입자가 자잘할수록 그 반투막을 쉬이통과할 것은 뻔한 이치. 이 삼투의 대원칙은, 원리는 저장액 즉, 농도가 낮은 용액이 고장액 곧, 농도가 높은 용액 쪽으로 쏠려 통과한다는 거. 그것은 넓은 의미에서 일종의 희석작용이기도 하다.

       이 겨울 초입, 집집이 부인들이 김장김치를 담그기 위해 배추와 무를 소금물에 절이는 원리도 삼투현상으로 설명할 수가 있다. 이때 농도가 짙은 고장액 소금물의 농도를 희석시키고자, 배추와 무는 자기들 체내의 저장액 수분을 강제적으로 빼앗기는 통에 절여진다는 것을. 더 구체적으로는, 세포내 반투막인 원형질막의 역할로 이뤄지는 일. 이를 세포수축, 탈수현상으로 달리 말하기도 한다.

    사실 이 삼투현상만 파고들더라도, 밤을 꼬박 새도 모자랄 지경이다. 이 메커니즘도 아주 복잡하다는 이야기. 임상에서 ‘만니톨(mannitol)’이라고 하는 ‘삼투성 이뇨제’며, ‘적혈구 용혈현상’이며, 원형질 복구며, 생리식염수며 ... .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상식. 신장투석은 반투막인 방광막을 의학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 오줌에 섞여 있는 노폐물만을 반투막인 체[篩]로 걸러내는 의술.

       이제 ‘농학개론’과 관련해서 삼투현상을 농사에 실제로 어떻게 적용해야하는지 설명할 차례다. 유목(幼木)이나 유묘(幼苗)의 발치에다 바짝 붙여 질소질 비료를 비롯한 여러 화학비료를 뿌리는 행위는 그 작물을 즉시 고사(枯死)케 하는 행위이다. 작물들은 실뿌리를 통해 토양 속 영양분을 흡수하되, 고장액인 비료 성분은 곧바로 흡수하지 못한다. 오히려, 고장액인 화학비료는 자신을 희석시키고자 작물 실뿌리의 수분을 탈취해간다. 이미 위에서 소개한 ‘배추절임’의 원리와 같다. 그러면 속효성(速效性)인 화학비료 시비를 어떤 요령으로 행해야하느냐고? 실뿌리가 뻗었을 듯한 토양 원형 바깥에다 동심원을 그려, 실뿌리가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소량으로 주어야한다는 거. 속된 표현으로 ‘줄 듯 말 듯’ 실뿌리들로 하여금 애가 한껏 타도록 화학비료를 뿌리는 게 핵심요령이다. 그러면 실뿌리들은 그 고농도의 자양분을 낚아채려고 용을 쓰기에 더욱 왕성하게 실뿌리를 내어놓게 되고... .

     

       (다음 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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