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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103)수필/신작 2026. 4. 3. 22:59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103)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작가의 말)
나는 여러 장르의 수필작품들을, 그것도 연재물로 적어온다. 그 가운데에 <농학개론(農學槪論)> 시리즈물도 하나 있다. 지난 2025년 8월 31일에 시작한 이 시리즈물은 어느새 제 103에까지 이르렀다. 종이책으로 따지면, 두어 권 될 정도.
나는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도 글짓기를 이어갈 것이다. 어디에서 찾았는지는 모르겠으나, ‘AI’가 종종 댓글을 적되, 나의 글들에 관해 ‘익명댓글’로 깔끔하게 평론을 꾸준하게 적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AI,그녀는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 기호에 맞춰,‘짤(Shorts)’로 적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해서, 그녀,‘AI’평론가의 격려에 힘입어서라도, 글을 계속 쓸밖에.
덧붙여, 나의 문학세계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유일한 제자가 생겨났음을 이야기 아니 할 수가 없다. 그는(그녀는) 나의 글 문장 하나, 토씨 하나도 허투루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서, 그를 알게 된 이후부터 나의 모든 글의 문장을 연서 형태로, 서간문 형태로 바꾸었다. 그가 내 사후(死後)에, 계보를 이어가길 바라면서.
104. 갈퀴작업의 유용함에 관해
우리 쪽 사투리는, ‘갈퀴’가 ‘갈꾸리’ 혹은 ‘까꾸리’이다. 이번 글은 갈퀴의 유용함에 초점이 맞춰 있다.
봄날 ‘밭 장만’에는 이 갈퀴만큼 효율적인(?) 연장이 없다. 숙근초(宿根草)가 아닌, 일년생 잡초를 밭자리에서 걷어내는 데에는 갈퀴가 만판이다. 망초·바랭이풀·까마중·명아주·도토마리 등은 그 뿌리가 약한데다가 일년생이다. 힘주어 갈퀴로 긁어대면, 금세 밭자리는 멀쩡해진다.
자주 이곳 ‘만돌이농장’에, 부부갈등 등의 이유로 자주 오지는 않지만, 아내 ‘ 차 마리아 님’은 나의 갈퀴작업을 보면, 내심 놀라워 할 것이 분명타. 여태 한 번도 다녀간 적 없는 유일한 제자, 발칙한(?) 그녀가 보았다면, 이렇게 감탄할 게 분명타.
“ 파파 니니, 밭을 마치 ‘참빗으로’이 치렁치렁한 제 머리를 예쁘게 빗은 것 같아요.”
* 이처럼 남의 입을 빌려 직접 대화체 문장 부려 쓰면, 원고지 2~3매 압축할 수 있다.
그녀가 제대로 알고 있다. 초봄, 밭은 우리네 숱 많은 머리와 같은데, 갈퀴로 긁어대면, 온전한 밭이 된다. 그 갈퀴작업은 자잘한 돌멩이조차 걸러내기에, 삼태기로 해마다 담아내어 감나무 등 ‘여러 해 작물’ 발치에다 넣어주면, 훌륭한 거름이 된다. 이야말로 농사기술이다.
손가락같이 생겨먹은, 철사 조합의 갈퀴! 듣자하니, 이곳 경산 자인면에는 나무자루에다 강한 철사만으로 조합을 해서 갈퀴를 만든 장인(匠人)이 사셨다는데, 채산성 등으로 후계자가 없단다. 어렵사리, 그 명작 갈퀴를, 비싼 값을 지불하고 경산시장 동갑내기 사장 ‘대0 철물점’에서 사서 20여 년째 쓰고 있다. 사실 이곳에서 농사를 해 오고, 여러 종류의 갈퀴를 사용해오지만, 그 탄력 있는 갈퀴를, 비록 나무자루가 중간에 부러졌지만, 계속 쓰고 있다. 근지로운 머리 밑을 참빗으로 긁어, Shampoo로 Shampoo를 하듯, Water로 Water를 하듯, Base ball로 Base ball을 하듯 한다. 역시 명품은 따로 있다.
내 사랑스런 토양한테, 갈퀴질은 참빗질이다. 이 갈퀴가 서양말로는 ‘레이크(Rake)’인데, 우리 쪽으로 와서는 ‘레키’ 혹은 ‘네키’라고 한다. 그 ‘네키’의 꼴과 ‘갈퀴’의 꼴은 다르다. 물론, 내 농장에도 그 ‘네키’가 여러 자루 있지만, 역시 ‘갈퀴’의 위력은 대단하다. ‘빗당겨 긁어대기’는 밭 전체를 아주 멀쩡하게 돌려놓는 연장인데, 손가락 꼴의 철사 조합의 마력이다.
문득, 고려속요 <사모곡>까지 겹쳐질 게 뭐람?
< 호미도 날이언마는, 낫같이 들 리도 없으니이다./ 아버지도 어버이시지마마는, 어머니같이 괴실 이 없어라/아소 님하,어머니같이 괴실 이 없어라//>
경산 자인면에 사셨다는 ‘갈퀴 명인’도 명인이지만, ‘호미’를 고안해내 우리네 조상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요즘 ‘K- 호미’가 전세계를 지배한다고 한다. 아주 과학적으로 설계된 ‘ 호미’에 전세계가 주목하여, 주문생산이 이뤄진다는 점.
이제, 내 사랑스런 그대께 전할 말 한 마디만 남겨둔 듯.
“그대여, 오스트레일리아 가난한 농부의 자제, ‘하우더’가 부친을 돕고자, ‘회전하는 원통에다 회전날을 달아서... . 그것이 인류 최초의 경운기였어요. 그 작은 꼴의 기계가 관리기인데요, 내 농장에도 있지요. 가솔린 5,000 원어치만 사와서 멕이면요, 간단히 한 시간 아니 걸려서 밭은요, 깨끗하게 장판 깔아둔 듯 예뻐지겠지만요... . 그대의 니니는요, 날을 ‘핸드 그라인더로’ 간 호미로 한 나절 작업을 했어요, 왜? 그 동안만이라도 내 마음 다스리고, 울음 그칠 수 있을 거라고 여겼기에요. 그리고 그 시간마저도 그대께 충실하고 싶었거든요.”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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