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36)수필/신작 2025. 10. 19. 23:37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36)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작가의 말)
오늘이 2025. 10. 19. 나의 이 ‘농학개론’ 시리즈물은 어느새 제 36화에 닿았다. 거슬러, 이 연작물 제 1화를 시작한 날을 살펴보았는데, 지난 8월 31일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9월, 10월 두 달도 꽉꽉 채우지 않고서 종이책 기준으로 반 권 정도를 적었다는 이야기. 하기야, 내 철없었던 젊은 날에는 석달 만에 내 두 번째 수필집이자 현재까지는 마지막 수필집인 <이슬아지>를 뚝딱 해치웠지만(?), 시쳇말로 이것은 너무 심하지 않냐고? 40여 년 창작활동을 해오면서 여러 갈래의 수필작품을, 그것도 여러 시리즈물로 적어 왔지마는... .
그래도 내가 가 닿아야 할 저 만디(←정상)는 아직도 멀어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37. 접붙이기의 이점 내지 접붙이기를 해야 하는 진실된 이유
가) 병충해에 약한 과목(果木)을 길러내기 위함
대개 우리가 먹는 과일은 알이 굵고, 맛나고, 알이 많이 달리는 쪽으로 육종(育種)을 거듭해 왔다. 반면, 그 뿌리가 허실해 병충해에 견딜 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런 때에 병충해에 강한 동종(同種) 또는 동속(同屬)의 나무를 바탕나무 삼아 접을 하게 되면, 병충해를 극복할 수 있다. 바탕나무 고욤나무에다 대봉감이나 단감 접수로 접을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터.
나) 실생묘 구하기가 어려울 때 대량 묘목 생산키 위함
이미 지난 번에도 ‘돌복숭아’를 예로 설명하였지만, 우리가 즐겨먹는 핵과(核果), 복숭아 열매는 굵고 맛나지만, 그 씨앗만은 영 아니다. 쭉정이가 태반이다. 이를 극복하고자 돌복숭아 실생묘에다 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 과일 수확기 앞당기기
지난 번에 꼬마신랑과 물오른(?) 부인에 관한 이야기를 적었다. 강원도 정선아리랑에 빗대어서, 조혼의 풍습 유래까지 예를 들어가면서.
접수가, 물오르고 생산능력 있는(과일을 곧바로 달 수 있는) 대목과 한 이불을(?) 덮게 되면,거기다가 농부가 꽁꽁 묶어주는 접 테이프(비닐)덕분에 그 꼬마신랑도 그길로 함께 어른이 되는 이치와 통한다. 과일 맺힘은 1년지, 2년지, 3년지 등 과목마다 다른데, 가령 10년생 대목에다 1년생 접수로 접을 하더라도, 과목 전체는 10년생이 된다. 이를 ‘생육기간 단축’으로 말하기도 한다.
라) 과수를 왜생(矮生)으로 키우는 데에도 응용 가능
‘청송사과’로 유명한 내 고향 경북 청송. 그곳이 ‘청송사과’로 유명하게 된 일화부터 소개함이 좋겠다. 당시 안동대에 재직중이던 어느 교수가 프랑스 현지 견학을 가게 된다. 그는 참말로 요상한(?) 꼴을 보게 된다. 분명 농장에 달린 것은 사과인데, 키가 나직나직하고 밀식(密植)되어 있어, 농부들이 작업하기에 아주 용이한 걸 보게 된다. 그는 그 비결을 드디어 알아내게 된다. 사과나무 대목을 이중(二重)으로 삼으면 된다는 것을. 즉, 일차 대목에다 2차년에 가서는 왜생대목 곧, 난쟁이 대목을 한 차례 접수삼아 접을 함으로써 키 작은 사과나무를 얻게 되었다. 그의 시험포가 있었던 곳이 바로 내 고향 청송군 부남면 화장리. 그길로 그야말로 들불처럼 사과농사가 번져, 내 어릴 적만 하여도 고추고장으로 알려졌던 내 고향 청송이 부사(후지) 사과 농사의 메카가 되었다는 거. 요컨대, 주간(主幹)에다 한 차례 왜생대목을 끼워넣음으로써 가능했던 일. 그 이후 사과농사기술은 나날 발전되어 농부인 나도 이제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 튼튼한 나무에다 과일나무 전시장을 만들 수 있는 점
사실 나도 지난날 내 농장 ‘만돌이농장’ 농막 뜨락에 감나무전시장을(?) 만든 적이 있다. 즉, 대여섯 종류의 감을 가지마다 달도록 하였다는 이야기. 그러나 아쉽게도, 그 쟁반감[盤柿] 대목이 몇 해 아니 가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죽고 말았다. 사실 그 많은 종류의 감나무 접수는 선배로부터 얻어온 것이었다. 이곳 경산과 붙어있는 청도군 이서면에 가면, 그곳 특산과일인 복숭아 시험장이 있다. 당시 그곳 시험장장으로 재직 중이던 고향 선배이자 대학 선배인 심 박사님이 나한테 보고싶다며 전화가 왔기에, 그곳에 갔다가 구해온 감나무 접수들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감나무 전시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곳 복숭아 시험장 마당에 심겨진 아름드리‘대석 자두’에서 착안했던 것이다.
그때 심 박사님이 나를 배웅하며 무척 자랑했다.
“아우님, 이 나무 한 번 보시게나. 가지마다 다른 꽃을 피운다네. 매화, 복숭아, 앵두, 살구 등등 철마다 다른 꽃이 피거든. 내가 이곳에 오기 전에 어느 프로가 그렇게 접을 해두었다는군.”
이 점에 관해서는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께 꼭히 당부해 둘 게 있다. 한 그루의 과일나무를, 내가 그랬듯, 전시장으로 만들 요량이면, 그 대목이 정말로 건강한 몸을 지니고, 숫제 우락부락한 몸집이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충분히 때맞춰 영양분을 공급만 한다면 성공하리라 믿는다.
이밖에도 접붙이기의 이점이 많지만, 나의 글이 어디까지나 ‘농학개론’ 즉,‘(농학을)간략하게 추려서 서술하는 내용’이니, 더 깊이 들어가면 다들 머리에 쥐가 날 듯도 하여서... .
이제 접붙이기에 관한 이야기만은 마감코자 한다. 하더라도, 이 점만은 꼭히 기억해주시길.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거. 즉, ‘농사란, 천하의 근본이다.’ 란 말. 보다는, 이를 더 잘게 부수어 달리 말하고프다.
“접수 한 가지만 베면, 수많은 개체로 나무를 만들 수 있다. 그 접수 가지에서 눈[芽] 하나씩 떼어 가을날 눈접[芽椄]을 하게 되면, 수십 그루 과목을 일시에 만들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 알의 콩알을 뿌리면, 참말로 엄청난 양의 콩을 수확할 수 있다.”
요컨대, 부가가치가 농사보다 빼어난 산업은 이 지구상에 없다. 수 천 배, 수 만 배 튀길 수 있는 게 농사이지만, 치명적인 약점인 ‘그 생산주기가 일 년이고, 자연재해 등이 따르기에... .’ 그 눔의 <재배학 원론> 첫 페이지에 적힌 그말이 오늘따라 이렇게 야속할 줄이야!
차시예고)
이 글 말미에 적은, 치명적인 약점인 ‘그 생산주기가 일 년이고, 자연재해 등이 따르기에... .’ 그 눔의 <재배학 원론> 첫 페이지에 적힌 그부정적인 말이 이렇게 야속할 줄이야!’에 반동하여, ‘후대검증’에 관해 적을 것이다. 그 유명한 ‘IR’.
* 이 글은 본인의 개인 블로그,‘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수필 > 신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38) (0) 2025.10.25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37) (0) 2025.10.20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35) (0) 2025.10.19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34) (0) 2025.10.18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33) (0)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