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40)
    수필/신작 2025. 10. 31. 20:32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40)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작가의 말)

     

       다들 아름다운 꿈 꾸세요. 

       사실 저는 구도미 내지 구성(structure)에 관해 40여 년 동안 훈련이 되어 있어요.

       그리고 산문의 목숨줄은(?) 단락구성이지요.

       일찍이 '윌리엄 와트'가 이야기한 단락의 네 가지 원리 즉, 통일성, 완결성, 일관성, 강조성을 제대로 지키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요.

       이를 '이합집산'으로 말해도 되겠네요. 글 전체가 한 덩어리가 되어야 하거든요.

       너덜너덜 헝겊조각으로 지은 누더기옷은요,

       '품바들 옷'에 불과하지요..

       천의무봉 즉, 천사가 입은 옷은 솔기 곧, 재봉선이 없다고 하잖아요.

       관심있게 끝까지 읽어주세요.

     

        이미 이 시리즈물을 써오는 동안 몇 차례 밝힌 바 있지만, 나는 나이 서른 둘에 대한민국 수필계에 등단한 이래 40여 년간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 동안 5,000여 편의 수필작품을 적어왔으니, 아니 다룬 제재가 그리 많지 않은데... . 다만, 내가 싸질러놓은(?) 그 많은 새끼들 이름조차도 다 기억 못할 뿐. 해서, 이 시리즈물은 이미 적은 작품들을 재편집하는 데에 만족해한다.

       그리고 이번 호 글은 채 두 시간도 아니 걸려, 마구잡이식으로(?) 키보드 토닥였음을 고백한다. 그것도 ‘남천 맥반석 막걸리' 두 통을 연거푸 들이킨 후에. 게다가, 오후 한 나절 들깨를 도리깨로 타작도 한 터에.

     

       41. 감사비료 시비[施肥;주기]

     

       이번 이야기는 내 ‘만돌이농장’이 자리한 ‘경산시 남천면 송백1리’의 농부들 삶의 한 조각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코자한다. 그러기에 앞서, 내 개인사부터 소개해야겠다. 어떠한 사정으로 인해 지난 해 7월 29일자로 애마 투싼 50조 9115를 폐차한 이후‘시내버스 남천1’이 나의 주요 교통수단이 되었는데, 나이 칠십을 목전에 둔 내가, 때늦게 불편한 점도 더러 있지만, 얻은 것도 참으로 많다는 걸 미리 말해두련다. 조선조 선조 재위 기간에, 대물림으로 본디부터 큰 부자였고, 요즘 식으로 말해‘금수저 출신’이었던 고산 윤선도. 그분은 스스로 즐겨, 외딴 섬 ‘보길도’에 닻을 내린 후 어부들과 어울려 유유자적하면서 명작인 <어부사시사>를 지었듯. 당신은 뱃사람이 노를 젓는 소리에 착안하여 그 작품에서‘지국총 지국총’ 노래하지 않았던가. 마찬가지로, 현존하는 대한민국 수필작가 윤근택은, ‘남천1 시내버스’를, 종점 한 두 코스를 앞두고서는, 승객으로서는 혼자가 되는 예가 많은데, 그 리무진을(?), 그것도 오르내리기가 편한 ‘저상(低床) 버스’를 곧잘 타게 된다. 그 시내버스 안에서 할배 할매들로부터 듣는 농사이야기에서도 얻는 게 만만찮다. 그분들 한평생 애환도 엿듣게 되고... . 그리고 시내버스에서 내려 들길을 걷는 동안 마주치는 광경들도 눈물겹도록 아름답기만 하고.

       이곳 경산시 남천면 일대는 포도농사·씨 없는 반시[盤柴;쟁반감) 농사·복숭아 농사를 주로 하고 있다. 게다가, 맥반석(麥飯石; ‘보리밥알이 박힌 듯한 돌’에서 유래한 암석임.)으로도 유명한 곳이고, 내가 즐겨 농주로 마시는 막걸리도 남천면 면소재지인 삼성리 양조장에서, 지하수를 통해 길어올리는 동안 맥반석을 어루만진(?) 물로 빚은 것이다.

        꽤나 내 이야기가 장황하였다. 해서, 지금부터 내 이야기의 고삐를 바투 잡으려 한다. 오늘 퇴근길에서 만난 할배 할매들. 그분들은 한 해 포도농사를 끝낸 후 해마다 행해왔던 대로, 포도밭 고랑에 마치 귀인이 비행기 트랩에서 내릴 때 밟는 고급융단 같은 역할을 하던 밭고랑의 부직포나 해가림막을 포도나무 발치에다 걷어붙이고, 비료를 던져주고 있었다. 그렇게 던져주는 복합비료를 ‘감사비료’라고 한다. 사실 ‘비료 주기’를, 일본식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농업용어로 ‘비료 시비’라고 굳어져 있다.

        감사비료, 이는 일종의 추수감사제에 해당한다. 농부들은 다들 속으로 이렇게 과일나무들한테 말을 할 것이다. 사실 나도 가을 끝자락에 이르면 그러한 의식을 치르곤 한다.

        ‘한 해 동안 느그들 참으로 수고 많았대이. 주렁주렁 샤인 머스킷·머루포도·캠벨 등 포도송이를 주렁주렁 달아주었다 아이가(아닌가)? 내년에도 우리 골초 영감탱이를 위해 포도송이를 많이 달아주어야 한대이!’

        이처럼 수확이 끝난 과목들 발치에 뿌려주어 원기를 회복케 하는 비료가 바로 감사비료다. 사실 ‘비료 주기’ 방식은 시기와 필요에 따라 기비(基肥) 시비·추비(秋肥) 시비·추비(追肥) 시비·엽면(葉面) 시비 등 그 이름도 다양하지만, 어제 퇴근길에서 만났던 그 할매의 포도밭 비료 시비는 감사비료 시비였다는 거.   참말로, 종교만치나 거룩하고 경건한 ... . 기도와도 같고, 밀레의 <저녁 종> 화폭의 그림 같기도 하다는 것을.

        끝으로, 나의 종씨(宗氏)인 조선조 윤선도가 뱃사람들 덕분에 <어부사시사>를 적었다면, 현존하는 수필작가 윤근택은 이웃 연로한 농부들 덕분에 <농부사시사>를 앞으로도 주욱 적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되겠다. 다만, 그분의 본관은 ‘해남(海南)’이고, 나의 본관은 ‘파평(坡平)’으로 약간은 다를 뿐. 거기에 더해, 노 젓는 배[船] 아닌 ‘남천 1 시내버스’ 로 그분보다 발전되고 풍요로운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을.

     

       차시 예고)

     

        광발아성·암발아성 등에 관해 적을 요량이다.

     

       * 이 글은 본인의 개인 블로그,‘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