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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42)
    수필/신작 2025. 11. 1. 17:36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4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작가의 말)

     

       이미 이 시리즈물을 써오는 동안 몇 차례 밝힌 바 있지만, 나는 나이 서른둘에 대한민국 수필계에 등단한 이래 40여 년간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 동안 5,000여 편의 수필작품을 적어왔으니, 아니 다룬 제재가 그리 많지 않은데... . 다만, 내가 싸질러놓은(?) 그 많은 새끼들 이름조차도 다 기억 못할 뿐. 해서, 이 시리즈물은 이미 적은 작품들을 재편집하는 데에 만족해한다.

     

       43. 잡초 및 <雜草學)>

     

        이 연재물 제 41화에서는 광발아성 종자들 가운데에서 ‘바랭이풀’을 맹비난하는(?) 구절이 들어 있다.

       우선, 그 글 일부분을 따다 붙인다.

     

       <(상략) 농부들이 부직포나 해가림막을 밭고랑에 까는 이유가, 웬수 같은 위 주기(朱記)한 바랭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오죽했으면 남도민요에 이런 게 있었겠나?

       “논에 가면 갈이(←갈대가) 원수/밭에 가면 바래기(←바랭이) 원수/ 집에 가면 씨누(←시누이) 원수/ 세 원수를 잡아다가/참실로 목을 매어/ 범 든 골에 옇고지나(←넣고지나).”(하략)>

     

       사실 내가 이미 쓴 글들 가운데에는 ‘바랭이풀의 생존전략’에 관한 글도 있을 텐데, 인터넷 검색창에서 연관검색어로도 잘 걸려들지 않아서, 부득이 재편집하기로 한다.

       다들 나이가 들어갈수록 텃밭 가꾸기가 로망이고, 한적한 곳에다 전원주택을 지어 내외가 오순도순 지내기를 원하는 편인데, 몇 해 아니 가서 그 텃밭을 버리고 떠나는 예를 많이 보아왔다. 그들이 그처럼 텃밭을 버리고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잡초인 ‘바랭이풀’한테 져서 하산하는 예가 많다는 것을. 잡초인 바랭이풀의 생존전략과 그에 대처하는 요령이 부족해서 생기는 일.

       바랭이풀의 생존전략은, 농부들이 손 쓸 수 없는 한여름 장마철에, 물수제비를 뜨듯, 땅거죽을 기어가던 한 포기가 뿌리를 내려 수많은 개체로 증식하여 온 밭을 차지해버리는 데서... .위에서 소개한 대로 남도 민요들 가운데에는 ‘바랭이풀’을 농부 부인들의 원수로 여기는 민요까지 있는 지경. 사실 20여 년째 농사를 하고 있는 나는, ‘바랭이풀 잡기’는(?) 식은 죽 먹기이다. 영화 <주유소습격사건>의 명대사대로만 하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한 놈만 골라 팬다’라는 그 명대사. 해서, 2025년 현재 기준으로 41개 농약제조회사 가운데에서 어느 제약회사의 제초제명은 기가 막힌다. ‘원 사이드(One-side)’가 바로 그것이다. 바랭이풀을 비롯한 ‘벼과 식물’만 골라 죽이고, ‘광엽식물(廣葉植物)’한테는 전혀 약해를 입히지 않는, 선택성 제초제까지 나왔으니... .

       사실 나는 농부라기보다는 차라리 제초제 박사이다. 제초제는 ‘생력(省力)의 총아(寵兒)’이다. 생력 즉, ‘일손 덜기’에는 제초제보다 훌륭한 스승은 없다. 일단, 100평 넘는 토지라면, 화단 가꾸기가 아닌 바에는 선택성 제초제 살포만이 명쾌한 답이다.

        여기까지 흥미롭지 않은 나의 이야기 따라오신 애독자님들께만 덤. 건성으로 여기까지 읽어오신 분들은 몰라도 된다. 우리끼리만 ‘쏙딱 쏙딱’이다. 가수 나훈아가 부른 노래, ‘이름 모를 잡초야’가 든 노랫말과는 별개라는 사실. 지난 날 나의 전공이수과목에는 <잡초학>이 들어 있지 않았지만, 어느 날 ‘방송통신대학 농학과’ 교재에는 <잡초학>을 전공과목으로 채택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을 알게 된 지도 40여 년 전. 대개 그러하듯, 그 책 첫 페이지에 정의가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잡초란, (인간이) 목적하지 않는 풀을 일컫는다. 가령, 보리를 목적으로 삼는데, 그 밭에 총각무가 자라면 그 총각무는 잡초다.’

        아주 명쾌한 정의였다. 그리고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께 덤. 우리는 죽기 살기로 잡초박살을 이야기하는데, 서양 놈들은 ‘제초’를 ‘Weed control’이라고 다소 완화된 표현을 한다는 거. 그들은 잡초와 ‘공존동생’하겠다는, 범우주적(?) 자세를 취하는 듯. 하더라도, 윤 수필작가는 틈만 나면 제초제를 살포하고 있다. ‘ 생력의 총아’인 제초제를 왜 기피하냐고? 앞으로 나의 ‘만돌이농장’에서 농작물을 사 가든 말든 상관없다. 남이 묵혀 둔 묵정밭까지 해서 1,000평도 넘는 밭농사를 하는데, 어찌 ‘호미공법으로만(?)’ 감당하리오?

        이 글을 끝까지 공들여 읽으신 애독자님들께서, “이러저러한 잡초가 내 농장에 들어섰는데, 어떤 제초제가 좋아요?” 물어오시다면, 명쾌하게 “OK!”답을 드릴 것이다.

     

     

     

     

     

       차시예고)

       또 다음 글감을 낚으려고 용을 써보아야겠다.

     

       * 이 글은 본인의 개인 블로그,‘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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