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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46)수필/신작 2025. 11. 18. 20:26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46)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47. 식물 회춘(回春)
가. 박피(剝皮)
아주 엉뚱한 이야기로부터 출발. 가로수로 심겨진 ‘플라타너스(평원에서 자란다는 의미임. ‘플라탄 나무’라고도 함.)’의 별칭은 ‘버즘나무’·‘방울나무(북한이 지어 부르는 아름다운 말임.)’등이 있다. 사실 이 늦가을이면, 매년 많은 애독자님들과 함께 다시 읽게 되는 나의 수필, ‘플라타너스길’도 있지만... . 가로수로서 플라타너스는 내 모교 충북대학교가 소재한 청주와 조치원 도로변에 늘어선 그것들은 명품이고... . 그 플라타너스가 ‘버즘나무’라는 별명을 얻은 데에는 따로 이유가 있다. 그 수피(樹皮)는 우리네 어릴 적 입가나 볼에 곧잘 생겨나던 ‘버즘’처럼, 그 껍질이 저절로 벗겨지는 데에서 비롯된다. 나이 칠십을 눈앞에 둔 나와는 달리, 요즘 젊은이들은 ,특히나 젊은 어머니들은 의술이 워낙 발전해서,‘버즘’의 개념도 모르리라. 아니, 더는 몰라도 된다. 영양부실 내지 영양실조에서 비롯된 그 백선증(곰팡이균). 하지만, 60여 년 우리네는 흔히 그런 걸 태연하게(?) 받아들였다. ‘머리에 소똥도 벗겨지지 않은 놈이... ’와 함께. 사실 내 양 입술 언저리에는 그 흔적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주름 형태로 뚜렷해지지만... . 입가에 ‘마른버즘’이 생기면, 구두쇠같은(?) 내 어머니는 오일장 장터에 가서 어인 일로‘강엿’까지 다 사왔다. 하더라도, 당신은 내가 군침이 돌아도 그 엿을 못 먹게 하였다. 대신, 당신은 그 강엿을 가마솥 바닥에 찐뜩하게 녹여, 그을음을 붙인 다음, 나더러 입가 ‘마른버즘’을 ‘꾹꾹’ 찍으라고 일렀다. 그러자 용케도 ‘마름버즘’이 사라지곤 하였다.
페이지 넘기고... . 3년간 군 복무 후 대학 복학생이었던 나. 교양 선택과목이었던 <원예학>. 원예학과 여대생, ‘김미영’은 쾌활하고 붙임성이 많았다. 나보다는 내 동급생인 ‘영노’형을 좋아했다.
매번 그녀는 이렇게 상냥하였다.
“영노 형, 나 어때? 이번엔 ‘숏 커트’ 했는데... . ”
그때마다 나는 영노 친구한테 말하곤 했다. 사실 그게 비인간적인 표현이건만... .
“형아야(사실 그는 나보다 한 살 위였다.), ‘리빠똥’이 형아야를 좋아하는 모양이야!”
그녀, 미영이는 내가 부르던 그‘리빠똥’의 의미를 끝내는 알아차렸지만, 화를 내기는커녕 대수롭지 않게 자기의 애칭으로 받아들였다. 셈 해본즉, 그녀도 어느새 60대 후반일 텐데... . 그녀의 얼굴에는 ‘주근깨’가 많았기에, 내가 ‘파리똥’이라고 하지 않고, 프랑스말인양 ‘리빠똥’이라고 불렀던 건데, 그녀는 그 애칭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받아들였다. 전혀 화내지 않았다. 그녀야말로 스웨덴 여류 동화작자가 적어, 흑백 텔레비전 시절, 대한민국 안방에서 인기를 한껏 누렸던 ‘말광량이 삐삐’의 주인공과 겹치는 캐릭터였다.
한편, 내 고향 마을에는 ‘황 덕현’형님이 살았다.
‘지금 살아계실까? 어디에서 살아계신다면 80 초반일 텐데... .’
그분은 마마(媽媽; 천연두)를 앓아, 얼굴이 ‘얽은’ ‘살짝곰보’였다. 그 천연두는 ‘에드워드 제너’가, 인류 최초 백신인 ‘우두(牛痘) 백신’으로 퇴치하였고... .
사실 이와 비슷한, 우리네 어두웠던 과거사를 이야기하자면, 몇 몇 날 이야기하여도 끝이 없겠지만, 내 이야기 요즘 식으로 말해, 대반전이다.
의술이 발달하여 위 모든 병 후유증 따위는, 숫제 ‘ 한 방의 브루스’다. 레이저 치료나 박피술로 다 해결되는 세월. 물론, 노후에 얼굴에 생겨나는 ‘검버섯’까지 포함해서.
‘내 이야기, 핵심을 놓칠 수야 없지.’
식물한테도, 작물한테도 예외일 수가 없다. 사실 이 문장 하나를 얻고자 위에서 장황히 적었을 따름. 요체는 박피. 대봉감나무는 저절로 박피가 되지만, 포도나무 등 일부 작물은 인위적으로 박피를 행함으로써 회춘케 한다는 것을.
차시예고)
다음 호에서는 작물의 회춘을 위해 ‘수염뿌리 자르기’ 행함에 관한 이야기 적을 요량입니다.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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