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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52)
    수필/신작 2025. 11. 29. 15:52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5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작가의 말)

     

       숨가삐 달려왔다. 이 연재물 제1화를 시작한 때는 2025년 8월 31일. 현재 11월 29일이니, 석달을 꽉 채우지도 않았는데, 제 52화에까지 닿았다.

       이 연재물은, 아직도 오지 않은 미래의 외손주,‘으뜸이’와 함께, ‘나무난로 앞에서’ 노변담화(爐邊談話) 150여 편인 ‘나무난로 앞에서’ 시리즈물에서 거의 다 다룬 내용들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게 ‘짤(shorts)’로 재편집하는 데에 만족해한다. 그리고 이 연재물은 애독자 여러분께도 실용적이기를 바란다. 교양이기를 바란다.

     

       53. 이명명법(二命名法)

     

       내가 2019. 11.18. 02: 44에 본인의 개인 블로그, ‘이슬아지’에 올린 글, ‘나무난로 앞에서 - 예순일곱 번째, 예순여덟 번째 이야기- ’의 일부분을 베껴다 붙이는 것으로 시작.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인터넷 검색창에다 ‘윤근택의 린네’ 따위로 연관 검색어를 치면, 웬만한 사항은 다 걸려 나온다. 덕분에 나도... .

     

       <(상략) 아래는 본인의 수필, ‘식별(識別)에 관해’ 일부를 따다 붙인다. 즉, 자기표절에(?) 자가표절을 거듭하는 셈.

     

       <문득 벌써 40여 년 전에 전공필수과목으로 익힌 ‘수목학(樹木學)’앞 부분, 즉 총론에 적혀있던 학술용어가 떠오른다. ‘분류(分類)’와 ‘식별(識別)’이 그것이다. 분류란, 수목(사물)을 종류에 따라 가르는 걸 일컫는다. 다들 알다시피, 분류의 계제(階梯; stage; step)는 ‘문>강>목>과>속>종’이다. 분류의 대가(大家)는 린네(Carl von Linn'e,1707~1778,스웨덴)였다. 그는 이른바 이명명법(二命名法,이를 ‘학명’이라고도 한다.)을 창안했다. ‘소나무’를 하나의 예로 들어본다.

    Pinus densiflora Siebold et Zuccarini’다.

       ‘ Pinus ’는 ‘산에서 자라는 나무’란 뜻을 지닌 속명(屬名),‘densiflora’는 종명(種名)을 각각 나타낸다. 이탤릭체로 쓰게 된다. ‘Siebold et Zuccarini’는 이 종(種)을 최초로 발견하여 명명한 이들의 이름이다. ‘et’는‘Siebold’ 외에도 더 있었다는 뜻이다. 덤으로,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 린네의 흥미로운 일화(逸話)를 들려 드리겠다. 그는 식물이름 최초 명명자를, 하도 많아‘Linne’로만 모조리 쓰지 않았다는 사실. 자신한테 평소 인심 써준, 이웃들의 이름도 최초 명명자로 종종 넣어줬다고 한다.> (이상 본인의 수필, ‘식별(識別)에 관해’ 일부를 따다 붙임.)

     

       녀석은 내 이야기가 ‘린네의 이명법’에 이르자, 급기야 머리가 어지러운지 접의자에 앉은 채 고개를 젖히고 잠들고 말았다. 마침 나무난로의 불기운운도 사위어 간다. 녀석을 안고 농막 안으로 돌아와 이부자리를 펴고 녀석을 재운다.(하략) 이상은 ‘나무난로 앞에서 - 예순일곱 번째, 예순여덟 번째 이야기-의 일부분임.>

     

       이제 우리나라의 식물들한테 이름을 붙인 이가 대체 누구일까도 소개해야겠다. 안타깝게도,죄다 ‘Nakai[나카이;中井;仲居]’로 되어있다. 본디, 그들 왜놈들은 상놈이라서, 전장(戰場)에서 군인들인 남정네들을 많이 잃어버리자, 일찍이 군력(軍力)을 강화코자, 남아(南兒)를 얻고자, 여성이 보이는 족족 강간해도(?) 되는 법령을(?) 선포한 권력자도 있었다. 이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 그리하여 그들은 애기를 만든(?) 장소를 성(姓)으로 곧잘 삼았다는데... .‘Nakai[中井;仲居]’는 ‘우물가에서 만든 아이’ 또는 ‘접대부와 사이에서 얻은 아이’란 뜻을 지녔다. 그러한 ‘나카이’의 후손이 이 청정한 한반도의 자생식물의 학명을 다 지었다니 가슴 아플밖에. ‘나카이(1882~1950)’, 그는 위에서 이미 소개했던 대로, 스웨덴의 린네가 창안해낸 ‘이명명법’대로, ‘국제명명규약’에 따라, 1909년부터 ‘조선총독부의 촉탁연구원’ 자격으로, 한반도의 야생식물에다 명명자로서 자기 이름을 다 갖다 붙여나갔다. 물론, 자기 말고도 남이 발견한 야생식물도 있었을 터. 다만,‘쌀집아저씨’나 ‘미용실아지매’ 이름도 학명으로 붙였던 린네와 달리, 욕심스레, 게걸스레 ‘Nakai’라고 거의 다 붙여놓고 말았겠지. 내 신실한 애독자들께서는 윤 수필작가가 이처럼 안타까워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실까?

    내 이야기는 지금부터 대반전. 우리 대선배 임학인들의 이름도 그 ‘이명명법’에 의해, ‘국제명명규약’에 따라, 버젓이 지어져 있다는 사실. ‘은백양’과 ‘수원사시나무(지난날 수원에 서울대 농과대학이 소재했단다.)’의 교잡인 ‘은수원사시’의 학명은, ‘Populus tomentiglandulososa T.Lee). 그 학명이‘한국 식물분류학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이창복(李昌福,1919~2003)에서 비롯된 ‘Lee’라는 점. 그리고 리기다소나무와 테에다소나무의 교잡품이며, 현재 유럽 각처에서 경제수종으로 각광을 받는 ‘리기테에다’의 학명에, ‘S.K. Hyun & Ahn’이라고 되어있다는 거. 그 학명에서‘S.K. Hyun’는 ‘현신규(玄信圭,1911~1986)’다. 사실 위에서 소개한 이창복 박사와 현신규 박사 사이의 일화는 흥미진진하지만, 이번에는 글 분량상 참으려 한다.

       이 이야기 긑내자니, 못내 아쉽다. 내 농장 뜰에는 ‘구상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그 나이로 따지면, 스무 살 내외. 당시 ‘산악회’ 등 젊었던 내 아내, ‘차 마리아님’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햇병아리인(?)’ 구상나무 유목(幼木)을 종이컵에, 내가 평소 일러준 대로, 물 묻힌 두루마리 화장지에다 물 묻혀 돌돌 감아 데려온(?) 적 있다. 그러한데 그 구상나무는 그 키가 10여 미터가 되었다. 그 구상나무는 대한민국 특산 수종이며,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나무)’로 뻬놓을 수 없는 나무라는데... . 그 학명은 ‘Abies koreana Wilson’.

       끝으로, 내 오랜 애독자이시며 국제적인 대두[大豆; 메주콩] 박사이신 두곡(豆谷) 정규화’님께 제 안부를 이렇게 전해드립니다. 여태 한 번도 찾아뵙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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