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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53)수필/신작 2025. 12. 1. 12:50
작가의 말)
저는 늘 ‘구도(structure)’를 생각하지요. 되도록, 한 편의 글에 많은 이야기를 압축하여야겠다고요. 문장간, 단락간에 그 ‘결합력’을 더해야겠다고... . 결코, ‘쭉정이’는 곤란하지요. ‘알참’이어야겠지요.
제 아내, ‘ 차 마리아 님’이 몇 차례 말하더군요.
“당신 글을 읽으면 뭔지는 모르지만, ‘꽉꽉’ 채워진 느낌이 들어요.”
외국인 유학생들 대상으로‘한국어’를 가르치는 작은딸 ‘미카엘라’도 자기 엄마한테 이런 말을 하더라는군요.
“ 윤근택이가, 글 하나만은 제대로 쓰는 것 같애. 그 하나는 인정해.”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53)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54. 자귀나무
자귀나무는 분류학상 ‘콩과>자귀나무속’에 든 나무로서, 아카시나무와 비슷한 모양의 잎을 지녔다. 아카시나무가 ‘기수일회우상복엽(奇數一回羽狀複葉)’을 지닌 데 비해, 자귀나무는 ‘우수이회우상복엽(偶數二回羽狀複葉)’을 지녔다. 사실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께서는 이러한 학술적 용어까지는 속속들이 아실 필요가 없을 듯. 아카시나무가 잎줄기를 기준하여 잎이 좌우로 짝을 이뤄나가다가 정엽(頂葉) 곧, ‘꼭대기잎’은 외로 남게 된다는 거. 해서,‘奇數 - ’란 말을 쓰게 된다. 반면, 자귀나무는 잎줄기를 기준하여 잎이 좌우로 완전히 짝을 이룬다. 그래서 ‘偶數 -’란 말을 쓰게 된다.
2025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8년 전 <樹木學>을 강의하셨던 고(故) 백승언 교수님은 ‘자귀나무’ 단원에 이르러,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자귀-’는 우리네가 목재가공에 즐겨쓰던 ‘자귀’라는 연장과는 관련이 없고, ‘(잠) 자기’와 관련이 있을 거라고. 즉, ‘자기나무(sleeping tree)’에서 비롯되었다고. 나는 위 단락에서 이미 그 잎이 佑數[짝수]임을 밝혔다. 실제로, 밤이면 자귀나무의 잎은 짝을 이뤄 일제히 포개서 잔다. 마치 살짝 건드려도 잎을 포개는 미모사처럼.
말을 서슴던 교수님은 덧붙였다.
“자 - 자네들 말이여, 그래서 자 - 자귀나무는 신혼부부 뜨락에 심는 나무여.”
자귀나무는 잎이 철저히 짝수이기에, 독수공방하는 외돌토리 잎이 없는 나무다.
‘위키백과’는 수필작가인 나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상략) 부부 금슬을 상징하는 합환목(合歡木)· 합혼수(合婚樹)· 야합수(夜合樹)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가 자귀나무 잎을 무척 좋아해서 소쌀밥나무라고도 부른다. 6~7월이면 가지 끝에 15~20개의 작은 꽃이 우산 모양으로 달리며 기다란 분홍 수술이 술처럼 늘어져 매우 아름답다. 9~10월에 익는 열매는 콩과 식물답게 콩깍지 모양이다. 금세 떨어지지 않고 겨울바람에 부딪혀 달가닥거린다. 이 소리가 시끄러워 여설목(女舌木)이라 부르기도 했다.(하략)>
내 이야기 성큼 두어 발 앞으로. 사실 나는 자귀나무 외에도 밤이면 잎을 포개서 자는 식물들을 꽤나 알고 지낸다. 시내 아내와 큰딸이 기거하는 아파트 거실에 놓인 화분들 가운데에서 ‘사랑초’도 그 ‘물구나무선 꼴’의 잎들을, 하트(heart) 모양의 잎들을 밤이면 포개서 잔다. 그 사랑초의 이름이 정확히는 아열대지방 원산의 ‘옥살리스(Oxalis)’다. 그렇게 들여온 옥살리스만이 그러한 성질을 지닌 것도 아니다. ‘토종 사랑초(?)’도 있다는 거. 화단이나 화분에 자생하는 아니, 우리가 거들떠 보들 않고, 숫제 잡초로만 여기는‘괭이밥’이 바로 그것이다. 그 잎을 씹으면 새큼하기 이를 데 없는‘괭이밥’. 여기서 말하는 ‘괭이-’는 두말할 것 없이 ‘고양이-’이다. 고양이들이 즐겨 먹는 데서 유래했을는지도 모르겠다. 잘은 모르겠으나, 비타민 등 유용한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있을 듯. 또,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과 이참에 정보공유해야 할 사항이다. 토종 괭이밥의 효능은 무궁무진하다는 거. 기회닿으면, 인터넷 검색창에다‘괭이밥의 효능’이라고 키보드를 아파 뒈질 지경으로 때려보시길.
농부수필가인 내가 특별히 알고 지내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소개도 결코 빠뜨릴 수가 없다. 해마다 그 알곡 수확량이 10말[斗]인 들깨. 그 이쁜 것들도 밤이면 일제히 잎을 축 늘어뜨려 비몽사몽 ‘크르릉크르릉’ 코를 골며 자더라는 거. ‘엔젤트럼펫(천사의 나팔)’· ‘만다라화(흰독말풀)’·‘달맞이꽃’ 등이 달밤에 피어나든 말든, 나한테 해마다 그나마 농약 값 들이지도 않고, 적으나마 돈을 쥐어주는 들깨는 밤잠을 자더라는 거. 정작, 그것들 주인인 이 수필작가는 시도 때도 없이 깨어나 보채며, 데스크 탑 컴퓨터 키보드 토닥이는데... .
* 이 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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