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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60)
    수필/신작 2025. 12. 11. 14:19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60)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61. ‘귀화식물(歸化植物) 악질(惡質) 3종 세트’

     

       ‘귀화식물’의 사전적 의미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원래 나던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져 스스로 자라는 식물’이다. 귀화식물의 개념은, 학창시절 영어시간에 어렵게 외운, ‘이민’을 일컫는 영어단어 ‘immigration(이민 들어오는 경우를 기준으로 일컫는다.)’과 ‘emigration(이민 나가는 경우를 기준으로 말한다.)’이 겹쳐진다.

       귀화식물은, 주로 외국에서 들여온 물건에 딸려 오는 경우가 가장 많고, 비행기나 배 또는 여행자의 몸이나 옷에 그 씨앗이 묻혀 들어오는 예가 있다. 귀화식물은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식물 가운데에서 현재까지 약 110종으로 밝혀져 있다는데... . 나는 그것들 110여 종 귀화식물들 가운데서 ‘악질 3종 세트’에 관해서만 집중적으로,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께 낱낱이 흉보려한다.

     

    ​    가) 망초(莽草)

     

       일제강점기 철로(鐵路) 갱목(坑木)에 쓰이는 북아메리카 목재에, 그 씨앗이 딸려온 귀화식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내가 젊은 날 적은 ‘망초’라는 수필작품도 있는데, 인터넷 검색에서 쉬이 걸려들지 않아서 아쉽다. 하여간, 그 이름에 든 ‘莽-(망-)’은 ‘풀이 우거지다’·‘거칠다’·‘덮다’ 등의 뜻을 두루 지녔다. 그렇지만 ‘亡草’로 부르기에도 충분한 귀화식물이다. 대체로, 그 잡초가 들어찬 곳은 그야말로,‘망조(亡兆)’가 든 자리이다. 내가 70여 년 동안 살아오면서 주욱 보아온 바, 아마도 폐가(廢家)나 묵정밭에 제일 먼저 들어차는, 이른바 ‘우점종(優占種)’이 ‘망초’가 아닐까 하고서. 왜놈들이 식민지인 이 청정한 한반도에, 철로개설에 필요한 갱목으로 쓰고자 그렇게 실어온 재목에 붙어 따라온 망초. 그 번식력이 어찌나 왕성했던지, 우리네 온 산야를, 한반도의 모든 밭과 논을 다 망쳐버리게 되었다. 해서, 농부들한테는 ‘웬수 같은’ 잡초다. 가뜩이나 나라를 잃은 우리 조상들은, 특히 농부들은 그때부터 그 풀을‘亡草’라고 달리 부르게 되었단다. 사실 농부인 나도 해마다 그 눔의 망촛대와 전쟁을 한바탕씩 치른다. 한눈팔면, 이내 내 키만큼 자라버리는 잡초. 대신, 그 뿌리만은 약해서 가을에는 쉬이 뽑아낼 수가 있다. 근본 시웠잖은 왜놈들 족속들도 제발 그러하길.

     

       나) 환삼덩굴[葎草(율초)]

     

       제대로 돌보들 않은 밭이면, 용케도 곧바로 독차지하는 게 환삼덩굴이다. 이곳 ‘경산시 남천면’ 일대의 어르신들은 환삼덩굴을 일컬어, ‘꺼그레풀’이라고 한다. 내 고향 경북 청송의 어르신들은 이 덩굴풀을 ‘씻개풀’이라고 부른다. 사실 이곳 어르신들은 그 잎과 줄기가 ‘꺼끌꺼끌’하기에 ‘꺼끌풀’이라고 부를 테고, 내 고향 어르신들은 ‘며느리밑씻개풀 ’과 그 ‘가시돋침’이 비슷하기에 ‘씻개풀’이라고 불러왔겠지만... . 사실 분류학상‘며느리밑씻개풀’과는 따로다. 엄연히, 환삼덩굴은 ‘삼과[麻科]’에 든 식물이다.

    나는 이곳 ‘경산시 남천면 송백리’에 자리잡아, ‘만돌이농장’을 일군 지도 어언 20년. 그러함에도 해마다 밭 이웃 어르신들로부터 꾸지람을 듣는다.

       “윤 과장, 농사 그 따구(따위)로 할 건가? 감나무를 휘감은 저 ‘꺼끄레풀’을 어떻게 할 건가?”

       아내, ‘차 마리아님’은 새봄이 되면, 제초제로도 답이 없는 그 환삼덩굴의 새싹을, 딴에는 보이는 족족 모조리 뽑겠다고 덤벼들곤 하지만 ... .

       실로, 그것들 환삼덩굴의 생존전략은 대단하기만 하다. 여느 잡초가 일어나기 전에 떡잎을 내어놓고, 농부인 내가 방심하는 사이에 감나무며 매실나무며 복숭아나무며 온갖 과일나무를 칭칭 감아댄다. 애꿎게(?) 나를, ‘게으른 농부’로 온 동네사람들한테 일러바치는(?) 귀화식물이 바로 환삼덩굴. 그 놈들은 반역자들이며 ‘일러쟁이들’이고 배신쟁이들이다. 내 아내, ‘차 마리아님’한테까지 위신 내세우지 못하도록 하는... .

       해서, 해마다 새롭게 벼른다.

       ‘새봄이 되면, 네 놈들 그 싹들을, 제초제로 박살낼 거니까 그리 알길.’

     

       다) 가시박

     

       사실 돋보기안경을 끼고서, 인터넷 검색창에다 ‘가시박’ 또는 ‘가시박의 유래’ 등으로 속속들이 파고들면, 금세 알게 되겠지만, 내 체력도 예전 같잖아서, 그리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아서... .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듯. 아직은 내 농장까지 침범하지는 않았으나... . ‘가시박’은, 경북 안동의 어느 농부가 자기네 고장의 특산‘안동오이’의 바탕나무[臺木] 삼고자 외국에서 들여왔다고 들었다. 그랬던 것이, 한강변을 완죤히(완전히) ‘가시박 천국’으로 만들고 말았다는 안타까운 소식. 그 가시박은 위에서 소개한, 두 악질 귀화식물과 더불어 ‘귀화식물 악질 3종 세트’에 든다는 것을. 다욱이, 가시박은 ‘생태계 교란종’으로 손가락질 받고 있다는 것을.

     

     

     

       * 이글은 본인의 블로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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