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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타리[生-] (1) ..... 저는 천재가 아녜요. 이야꾼일 따름이에요수필/신작 2025. 12. 27. 16:52
산울타리[生-] (1)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내가 40여 년 동안 지어온 그 많은 수필작품 5,000여 편들. 그 글들 도입은 언제고 입버릇처럼, 생활 주변 자잘한 사항으로부터 ‘끌어들임’을 많은 애독자님들께서 눈치챘을 터.
이번 이야기도 예외는 아니다. 내 농장, ‘만돌이농장’이 자리한 곳은, 마을 초입과 1.2 킬로미터 떨어진 한갓진 산 속인데... . 내가 이곳에 들어온 이후 20여 년 동안 한 집, 두 집, 세 집 ...‘전원주택’ 등의 이름으로 들어온 이들이 서너 집 된다. 그 가운데에는 ‘문 씨’ 성을 지닌 부부의 ‘개 농장’도 있다. 그들 내외는 ‘경산시 지정 등산로’인 산길 바로 아래에다 자기네 집을 지었고, 거기서 애완용 개(요즘은 ‘반려견’이라고 하더라.) 강아지를 대량 생산하여(?) 내다파는 것으로 알고 지낸다.
나이로 따져, 10여 살 위인 나한테 하는 말버릇 라고는... . 그야말로 ‘본 데 없이 자란’ 싹아지이지만... .
높임말도 아니고 막 까먹는 말도 아니고... .
늘 “녜, 잘 가요.”식이다. 내 상식으로는, 그것이 손위 사람한테 쓰는 말은 결코 아니다.
‘대체, 이 동방예의지국‘조선민국’에 그러한 말버릇이?’
아무튼, 좋고. 그들 내외가 자기들 영토만은(?) 행인들한테 다 까발려져지 않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울타리를 쳐야겠다기에, 나는 ‘싱거운 동네 구장처럼’조언을 했던 게다.
“문 사장님, 생울타리를 만들면 되겠는데요? 사철나무 묘목을 사다가 심되, 아주 촘촘하게 심으면, 한, 두 해 아니 가서 어우러져 울타리가 될 겁니다.”
그들 내외는 몇 해 전 나의 조언을 그대로 실천했다. 그렇게 촘촘 심은 사철나무는 담장이 되었다. 나는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그 동안 스티로폼 박스에다 모래를 채워, 꺾꽂이를 하여 뿌리내린 사철나무 유묘(幼苗)를, 그 생울타리에 ‘기워 심으라고[補植]’ 수백 포기 선물로 해주었건만, 여태껏 ‘감사합니다’란 인삿말 한 마디 없다.
어쨌거나, 그렇게 나한테서 얻어간 사철나무유목들을 보태, 제대로 된 생울타리가 제대로 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생울타리, ‘따로 벽돌이니 철조망이니 펜스니 따위의 담장이 아니더라도 수목을 심음으로써 얻게 되는 울타리’를 일컫는다. 생울타리는 <(造景學)>에서도 주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 ‘생울타리’는 ‘산울타리’의 비표준어이긴 하지만 ... .
이 생울타리 곧, 산울타리의 기능은 아주 다양하다. 위에서 소개한‘개 공장’의 경우, 외부인들로부터 자기네 은밀한(?) 농장 내부를 은근히 가려주는 ‘주렴(珠簾)’같은 역할을 한다. 거기에다가 ‘여기까지는 내 땅’이라는 경계표시가 되기도 한다. 다들 옛날 영국에서 비롯되었던 ‘엔클로저 운동’을 생각해보시라.
‘엔클로저 운동’은, 영주들이, ‘여기까지는 내 땅!’이라고 팻말을 꽂았던 데에서 비롯되었다. 그 ‘엔클로저 운동’은 ‘부익부빈익빈’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돌이켜보니, 우리네 생울타리의 원조는 ‘탱자나무울타리’였던 거 같다. 아동문학가 ‘박화목(朴和穆, 1924~2005)’이 노래한 <과수원길>을 잠시 떠올리게도 하는 생울타리.
그분의 동요는 이렇다.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하략)’
사실 <樹木學>을 근거로 하면, 그분이 노래한 ‘아카시아’는 ‘아까시’가 정당하다. ‘아카시아’는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상록활엽수이고... . 이 또한 지적오류(知的誤謬)로서 온 국민을 오도(誤導)한 사례이겠지만, 이 글에서는 그것을 크게 탓하지는 않겠다. 다만, 과수원의 울타리로 ‘아카시나무’를 즐겨 심지는 않았다는 것만은 이참에 분명히 더듬고 넘어가자. 과수원울타리는 ‘탱자나무 울타리’가 원전이었다. 밀식하여 탱자나무울타리를 이루면, 멧돼지· 고라니·산토끼 등 위해조수와 자발없는‘과일도둑 인간들’로부터 과수원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었다는 거. 그토록 잔인한(?), CCTV 이전 낭만적이었던... . 그 당시 과수원 주인은 ‘사과 서리’ 등으로 더소 ‘느슨하게’ 눈감아주었는데... .
그처럼 자연스럽게 가시덤불을 이룬 탱자나무 울타리는, 줄장미덩굴로 이어졌다. 다시 그 줄장미덩굴의 가시는, 잠꾸러기 머슴꾼 양치기 목동 미국의 ‘요셉’으로 하여금 ‘철조망’을 인류 최초로 고안케 하여, ‘철 세공업자’였던 자기 아버지와 함께 특허출원하여 대박나게 하였고... . 사실 이 이야기는 이미 나의 수필작품, ‘잠꾸러기 요샙’에 소상히 적혀 있다. 기회 닿으면, 인터넷 검색창에다 ‘윤근택의 잠꾸러기 요셉’ 등으로 쳐보아도 된다. 그러면 딸려나올 것이다.
요즘 생울타리의 트렌드는 ‘로켓 향나무’임을 살짝 소개하면서 이번 글은 줄이고자 한다.
못다 이룬 나의 이야기는 다음 호에 계속하기로 한다. 왜? 부득이,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따라, 내 이야기‘짤(shorts)’로 꾸미고자.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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