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메랑(Boomerang)수필/신작 2026. 1. 1. 16:56
다들 새해 복 듬뿍 받으소서.
부메랑(Boomerang)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우리는 ‘부메랑효과’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부메랑이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사냥이나 전쟁을 할 때에 쓰는 굽은 막대 모양의 무기를 일컫는다. 개중에는 날아가서 되돌아오지 않는 부메랑도 있다는데, 대개 그 부메랑은 되돌아오는 특성을 지녔다. 부메랑효과란, 남을 해치려고 쏜 화살이 되돌아와 자신한테 치명상을 입히는 경우를 일컫는다.
오늘 아침 여러 언론에서는 잠시 ‘대통령 놀이(?)’하였던 ‘굥씨’에 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굥’은, 네티즌들이 내 성 ‘윤(尹)’ 가문의 명예를 더럽힌 그의 이름 앞에 놓인 성을 조롱조로 뒤집어 읽은 데에서 비롯되었다. 결국‘굥’은 대통령선거법 위반 허위사실 유포죄로 기소되었고, 자칫 그가 속했던 당은 정부로부터 받은 400억 원 내외의 선거보전비용을 토해내야할지도 모른다는 언론 기사였다. 그 기소가 다소 늦은 감 없지는 않지만... .
그들은 현 이재명 대통령을 억지로 엮어, 대통령 출마 자체를 아예 봉쇄하고자 그렇게 발광을 하더니, 아주 꼴 좋다. ‘권불십년 세불백년(權不十年 勢不百年)’이거늘... .
부메랑은, 그 무기를 날려 보낸 사냥꾼의 손아귀로 되돌아오도록 설계된 무기인데 비해, 한 번 쏜 화살 등의 무기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돌멩이는 회귀하지 않는, 전통적인 일회성 무기이다. ‘일석이조(一石二鳥)’란 말을 생각해보더라도, 돌멩이는 쉬이 구할 수 있는 유용한 무기였음을 알 수 있다. 어릴 적 ‘Y자 꼴’로 생겨먹은 쥐똥나무 양 가지 끝에다 찰고무를 묶고, 가죽 조각으로 약실(藥室)을 만든 다음 호주머니에 간직하던 자잘한 돌멩이를 담아, 산새들을 잡으러 온산을 헤맸던 아련한 추억.
한편, 냇가나 연못가의 둥글고 얄팍한 돌멩이들은 우리들 놀이기구였다. 누가 더 많은 물수제비를 뜨는지 내기를 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깔깔대며 즐거워했지만, 재수 없이 맞으면 개구리는 ‘졸도 내지 사망’에 이르는 일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생겨난 속담이, ‘돌팔매에 개구리 맞아 죽는 줄 모른다.’다.
인류 역사상 돌멩이를 무기로 삼아, 거구(巨軀)의 적을 쓰러뜨린 이가 있었으니... . 그가 바로 고대 이스라엘 2대왕 다윗(David)이다. 첫 단락에 소개했듯,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사냥무기는 부메랑이었지만, 사막에서 양치기로 지냈던 이스라엘 목동들의 사냥무기는 돌멩이였다. 그들 목동들은 긴 줄 끝에다 돌멩이를 달아 허공에 몇 차례 빙빙 돌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날려보냄으로써 양들을 해치려는 여우떼나 이리떼를 죽이거나 쫓거나 하였다고 한다. 그들의 동작은 우리네가 팽이치기를 하던 동작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터. 팽이에다 탱탱 줄을 감아, 마당에 훽 던지면 팽이는 뱅글뱅글 잘도 돌았다. 다윗도 그의 조상으로부터 목동의 피를 물려받았을 테고... . 그 어린 꼬마가 자신의 진영에서 용기를내어 대표선수로 나서서, 상대 진영의 대표선수인 거구의 골리앗 이마빡을 정통으로 맞혀 쓰러뜨렸다고 구약성경에서 전한다. 그의 그 독특한 공격법을 ‘물매질’즉,‘David's Sling’으로 일컫는다.
이제 내 이야기를 정리할 단계. 부메랑이든 돌팔매든 ‘물수제비 뜨기’든 물매질이든 꼭 필요할 때만 행해야 한다는 것을. 시인 정지용(鄭池龍), 1902~ 1950)은 <향수> 한 연(聯)에서 이렇게 노래하였다.
< (상략)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하략)>
특히, 그는‘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라고 적고 있다. 그렇더라도 그것은 한낱 시구(詩句)일뿐. 실제로는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나서는 일이 생겨서는 아니 된다. 어떤 이가 그렇게 함부로 쏜 화살촉에 애꿎은 이는 맞아 죽을 수도 있기에. 모름지기, 부메랑 효과를 저어해야 한다는 것을.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수필 > 신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찰(觀察)’에 관해(2) (2) 2026.01.04 ‘관찰(觀察)’에 관해(1) (1) 2026.01.02 새로이 찾은 나의 스승(2) (0) 2025.12.31 새로이 찾은 나의 스승(1) (2) 2025.12.31 산울타리[生-] (2).... 저는요, 유년시절부터 '모국어 공부' 철저히 했어요 (2) 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