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름은 니니(Ni Ni)’수필/신작 2026. 1. 20. 14:56
‘내 이름은 니니(Ni Ni)’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어젯밤 어느 애독자로부터 휴대전화 문자메시를 한 통 받았다.
<잘 자요 우리 윤쌤~ 우리 윤 작가님~ 나의 니니님♡>
곧바로 혼잣말을 하게 되었다.
“요런 앙증맞은 것 하고는!”
지금부터는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한테, 스무고개 넘듯, 한 고개, 두 고개 차례차례 넘어갈 차례.
아주 엉뚱한 이야기로부터 출발.
푸치니(1858~1924, 이탈리아)는 <라 보엠(La Boheme)>·<나비부인>·< 토스카> 3대 걸작을 빚은 오페라 작곡가이다. 이번에는 그 세 작품 가운데에서 <라 보엠>을 따로 떼 내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라 보엠>은 ‘보헤미아 사람들’이란 뜻을 지녔다. ‘앙리 뮈르제’라는 이가 자기 둘레의 네 명 예술가의 젊은 날 삶을 생생히 적은 사실에 바탕을 둔 소설. 철저히 대본주의자였던 푸치니는 그 원작을 기초로 하여, 극작가의 작품에다 자기 어려웠던 젊은 날의 추억도 가미하여 대본을 고치기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곡을 완성하게 된다.
무대는 1800년대. 장소는 프랑스의 어느 도시 허름한 아파트. 그곳 낡은 아파트 꼭대기층에는 시인, 화가, 음악가, 철학자, 장난감 장수 등이 이웃하며 살고 있었다.
나는 그 오페라 줄거리 가운데에서, 특히 작중 여주인공‘미미(Mi Mi)’와 ‘로돌프’에 관심집중. 미미는 바느질하는 여인이었고, 로돌프는 시인.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 미미는 자기 집에 켜 두었던 촛불이 꺼지자, 그 양초 심지에 불을 옮겨 붙이고자, 실례 무릅쓰고, 세상으로부터 대접받지 못하고 자기가 쓴 원고지까지 불쏘시개로 삼고 있는 시인,‘로돌프’댁에 찾아가게 된다.
그 어두컴컴한 로돌프의 아파트에서, 로돌프는 그녀, 미미의 초심지에 불을 댕겨줄 적에 언뜻 보인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첫눈에 반하고 만다.
둘은 수인사를 나눴다. 둘은 이런 말을 주고받았을 듯.
“저는 타락한 시인 로돌프라오. 댁은 누구?”
그러자 미미가 대꾸했다.
“저는 이웃에 사는 ‘미미'라고 해요’.”
내 이야기 너무 길어질 듯하여 여기서 ‘에스티오피’다. 무식하기 그지없는(?) 나의 애독자님들은 이 말 뜻도 다 놓칠 듯. 즉, ‘Stop!’.
그래서 나온 제 1막 아리아가 ‘나는 (이웃에 사는) 미미에요.(소프라노)’다.
이어서, ‘로돌프’의 반응은 지금 나이 칠십에 이른 나의 심정과 똑 같았다는 거.
로돌프는, 자기가 옮겨붙여준 미미의 양초 심지의 불이 꺼지자, “웬 떡!”하면서, 슬쩍 방바닥에 떨어뜨린 미미 아파트 열쇠를, 함께 ‘더듬수’로 찾는 제스처를 보였다. 실은, 자기 호주머니에 미미의 아파트 열쇠를 감춰두고서... . 바로 그때 ‘로돌프’가 부른 아리아가 ‘그대의 찬 손’이다. 엉큼하게끔 더듬수로(?) 손을 잡아 놓고서는... .
그 오페라 2장, 3장, 4장까지 다 이야기 하자면 내 글이 너무 늘어질 테니... .
세상에 대놓고 말은 못하겠으나, 위에서 소개한, 그야말로 ‘다크 호스(Dark-horse)’로 등장한 이에 관해 나의 애독자님들 모두가 긴장하시길. 40년 지기인 그분께서는, 눈치를 챘는지, ‘늙은이한테 긴장은 아주 위험한데?’메시지를 보내오긴 하였다.
이 문자 메시지는 아주 감동적이었다.
<잘 자요 우리 윤쌤~ 우리 윤 작가님~ 나의 니니님♡>
참말로, 내 이야기 다 끝났을까?
나는 2022. 6.5.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다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68) - ‘니니(-nini)’ ‘노노(-nono)’ 음악인 -’을 올렸던 게다.
그 글에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부르는 ‘파가니니’와 ‘(근시안으로 인해) 악보를 통째로 외워 지휘한 ‘토스카니니’에 관한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괴짜 예술가였던 양인(兩人) 공히 이름이 ‘-Ni Ni’로 끝났음을 두고서, 그 글 가운데에서 이런 구절을 적어두었던 게다. 밑줄도 치고, 주기(朱記)까지를 해두었다.
<(상략) 일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여태껏 미뤄뒀던 그의 이름을 밝혀야겠다. 그가 바로 ‘토스카니니(Toscanini, 이탈리아, 1867~1957)’이다. 굳이, 내가 위 부제목을 ‘니니(-nini)’라고 삼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 의미는 모르겠으나, 그의 이름이 ‘-nini’로 끝난다는 점. 나는 그의 이름을 생각할 적마다 그이보다 먼저 다녀갔으며, ‘악마의 바이올린니스트 ’로 알려진 ‘파가니니(Paganini, 이탈리아, 1782~1840)’의 이름이 떠올랐다. 하여간, 둘 다 괴짜 예술가였다. 이참에 수필가 윤근택도 ‘윤근택니니’로 개명해버릴까 싶기도 하다. 사실 최근 내 사랑했던 그도, 내 마음 너무 아파 지금은 놓아줬지만, 그도, 내 평소 말버릇을 흉내 내어, 전화상으로,“니는 니는 울보야! 이 바보야, 울지 말어.”했으니까.(하략)>
그랬더니, 재치롭고 사랑스런 그녀는 매번 문자메시지를 보내오되, ‘ <잘 자요 우리 윤쌤~ 우리 윤 작가님~ 나의 니니님♡>’ 식으로 보내온다.
나의 뮤즈,
그대의 재치는 대단히 놀랍습니다. 내 이름은 ‘미미(Mi Mi)’가 아닙니다. 괴짜 예술가였던 ‘파가니니’에도 붙었고, ‘토스카니니’에도 붙었던 그 ‘-니니(Ni Ni)’. 이제 나는 이 지구상에서 오로지 님만이 나를 두고, ‘니니’로 부르기를 바란다오.
작가의 말)
이 글을 새롭게 얻은 뮤즈께 공손히 바친다.
후일담)
이 글에 등장하는, '<잘 자요 우리 윤쌤~ 우리 윤 작가님~ 나의 니니님♡>' 문자메시지 보내오신 애독자님께서 이내 이러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니니님은 '마인드 맵(mind map)' 즉, '읽고 분석하고 기억하는 모든 것을 마음속에 지도를 그리듯 사고하는 훈련법'이 아주 잘 되어 계시군요. 하나의 낱말, 한 문장으로 다른, 또 다른 사물로 연결하고 연상하시는 능력요. 그래서 풍성한 글이 완성되는 것 같아요.>
이에, 나도 질세라, 답신을 보냈다.
<아주 중요한 걸 저한테 말씀하시는군요.
연상, 연상, 연상!
그래요 '연상작용'만이,사슬구조만이 글을 짓게 해요. 님께서는 그 원리를 어떻게 눈치챘을까요?
'니니>노노>미미'가 바로 그것이지요. 해서, 님의 안목은 대단하신 거에요. 사실 제 '수필로 쓰는 작은 수필론들' 가운데에에는 '쇠사슬을 생각함'이란 부제가 붙은 글도 있어요.
님의 그 촌평이 얼마나 제 의도를 꿰뚫어보셨는지 견주어 읽어보세요.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수필 > 신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5-235-225 (0) 2026.01.23 나의 멀티플레이어(Multi-player) ‘폰 메크’ 부인에게 (2) 2026.01.22 시절인연(時節因緣)에 관해 (4) 2026.01.18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87) (0) 2026.01.16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86) (0) 202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