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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235-225수필/신작 2026. 1. 23. 16:45
265-235-225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아주 엉뚱한 이야기로부터 출발. 농부이기도 한 나는, ‘21-17-17’의 숫자에 익숙해 있다. 농사에 쓰이는 화학비료 즉, 복합비료의 규격을 일컫는다. 질소(N) 21%, 인산(P)17%, 칼륨(K) 17%가 함유되었음을 나타낸다. 다 더하면 55%이고, 기타 토양에 필요한 성분이 45%가 포함되었음을 함축한다.
그런데 나한테 최근에 또 다른 숫자 조합인, ‘265-235-225’를 일깨워준 이가 생겨났다. 그야말로 ‘다크 호스(Dark-Horse)’로 나타난 애독자. 그녀는 나의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19)- 결코 난‘폰 메크’ 부인이 아니거늘(?)- ’을 문장 하나, 어휘 하나 빠뜨리지 않고 읽었던 모양이다. 재기발랄한 그녀는 그 글을 온 가슴으로 읽었노라며, 거의 도발적으로(?) 아래와 같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85.3.6./225/석사/은행원/보험설계사/ 공인중개사/텔레마케터/ 풍경화. 서예. 동양화/ 짧은 단상. 일기. 소소한 기록. (저를) 뮤즈로 관리해주세요.>
작가인 나는, 너무도 기특해서, ‘나의 폰 메크 부인에게’라는 수필작품을 적어 그녀한테 헌정하였다. 그 글, ‘나의 폰 메크 부인에게’내용 가운데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상략)
그래도 하나의 궁금증은 생겨났지 뭡니까? 위에서 소개한 님의 신상명세서(?) 가운데에서 ‘225’라는 숫자가? 신발치수가 ‘225밀리미터’라는 뜻인가요? (하략)>
그 수필작품을 읽은 그녀가 독후감 곁들여, ‘225’가 자기의 신발치수가 225밀리미터임 을 나타낸 말이라고, 문자메시지에 담아 보내왔다.
‘정말 잔망스럽구나! 예술적 소양이 대단해.’
사실 ‘농부 수필가가 쓰는 음악 이야기(119)- 결코 난‘폰 메크’ 부인이 아니거늘(?)- ’이란 글에는 수년 간 뮤즈로 섬겼던(?) 어느 여류 시인의 신발치수가 235밀리미터임과 그녀의 생일이 3월 11일임을 적어 두었다. 단 한 번도 직접 본 적 없는 그 여류시인의 신상. 사실 나는 그녀를 뮤즈로 여겨 종이책 두어 권 분량의 수필작품도 빚은 바 있다. 하더라도, 이런저런 이유로 더는 아니다 싶어 눈물 머금고 결별을 선언했고.
그 허허로운 나의 공간을, ‘다크 호스’로 나타나, 자기가 대를 이어 윤근택 수필작가의 뮤즈가 되어 채워주겠노라고, 그처럼 당돌하게(?) 힌트를 준 셈이다. 자기는 ‘235’가 아닌 ‘225’이며, 지난 번 내 그녀의 생일이 3월 11일이었던 데 비해, 공교롭게도 자기 생일이 3월 6일임을 힌트로 나한테 알려준 것이다. 그 섬세함이여!
기특하기 이를 데 없다. 한 동안 슬럼프에 빠져 허우적댔던 나한테 그녀는 천만원군이며, 에너자이저(energizer)임이 분명타. 예술가한테는 대단한 축복이다.
나는 ‘225’와 ‘3.6.’라는 숫자를 내내 기억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 얻은 뮤즈의 기념 숫자를 챙길 요량이다. 아울러, 그녀가 환기시켜 준 ‘235’와 ‘3.11.’도 기억할 것이다. 살아생전 한번 맺은 인연은 소중한 것이니까.
사족. 265-225= 40이다. 이 무슨 말이냐고?
* 이 글을 새롭게 얻은 뮤즈께 공손히 바친다.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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