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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생, 절반은 눈물이다(6)- 진주,진주,진주-수필/신작 2026. 2. 27. 13:29
내 여생, 절반은 눈물이다(6)
- 진주,진주,진주-
윤근택(수필가/ 수필평론가/ 문장치료사/ 음악 칼럼니스트)
내 사랑하는 그대,
나는 그대께 매양 말해왔어요.
‘공들여 쓴 연서가 아주 훌륭한 수필작품이고, 또 쓰기에도 편하다.’고요.
해서, 굳이 그 여러 방식을 다 접어두고서,‘교육적 효과’를 감안해서, 실천적으로 보여주고자, ‘고급 수필창작반’ 유일한 수강생인 그대께 편지 형태로 이렇게 글짓기를 이어가고 있어요.
내 사랑하는 그대,
고백하건대, 나는 상급학교 진학 문제도 문제였고, 나이 서른 둘에,비교적 일찍이 이 대한민국 수필계에서는 드물게 수필작가로 등단하고 보니, 남의 글을 읽을 겨를이 거의 없었다오. 자기 글 적기에도 바빠서요. 그러한 까닭에, 40년지기 ‘밀양의 뮤즈 장문정 누부야’한테서 줄곧 꾸지람 들어왔어요.
“윤 작가, 그댄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를, 그것도 성인이 된 다음에, 두어 차례 끝까지 읽은 책이라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던데, 그게 큰 문제에요.”
내 사랑하는 그대,
어느 날부터 그대의 ‘니니’는 태도 ‘훽’바꾸었어요. 그 많은 세계의 명작들을 어떻게 다 읽을 거냐고 고민했던 겁니다. 그런데요 기적 같은 일이 생겨났어요. 스마트폰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지, 그대도 나와 마찬가지로, 이참에 함께 익히면 좋겠어요. 대하소설 등도 읽어주는 ‘유튜브’가 있더라고요. 그걸 ‘오디오북’이라고 하더군요. 해서, 그대의 니니는 그대로부터 ‘이쁨 받고’, 밀양의 누부야한테서도 만회하고, 나아가서는 내 수필문학 완성도도 높일 겸 맹진하고 있어요. 잠결에도 머리맡에다 휴대폰 배터리가 ‘아웃’되든 말든 ‘오디오 북’을 통해 공부를 해요.
내 사랑하는 그대,
내 이야기가 장황했군요. 위와 같은 과정에서 ‘왕릉’과 ‘오린’이란 작중인물에 몰입했던 겁니다. 사실 ‘왕릉’보다는 그의 아내 ‘오린’의 삶이 더 처절했어요. 대체, 그대의 니니가 무슨 이야기 하고 있냐고요?
사랑스런 그대,
그대의 니니는요, 지금 어느 대하소설에 관한 이야기 펼치고자 해요. 작가인 나는 무척 부끄러워하지만요, 그 작가에 관해서 아는 바 거의 없었었어요. 그냥 그런 분이었다는 것밖에는요. 그 대하소설을요, 오디오 북을 통해 며칠간 읽고 난 이후에 비로소 그분을 집중탐구했어요.
내 사랑하는 그대,
그분의 이름은 ‘진주’이더군요. 첫 번째 남편은요, 중국의 농업을 발전시키고 연구해온 분이었는데, 그분 남편 이름에 진주, 즉 ‘Pearl’이 들어있었던가 보아요. 그래서 그분은 남편 성을 따서 ‘진주’라고 하였으며, 중국어식으로 ‘샤이전주[賽珍珠]’라고 불렀대요. 그분은 후일 1960대에 전후(戰後) 한국에 와서는 스스로 당신 이름'Pearl Buck'을 음차(音借)하여 ‘박진주(朴珍珠)’라고 하며 여러 구호활동을 하였대요,
내 사랑하는 그대,
사건은요(?), 1960년에 일어났어요. 그분은 경주에 가서, 저녁 무렵 어느 농부를 만난 데에서 비롯되었어요.
그녀가 농부한테 말을 건넸어요.
“어르신, 지게에 볏단을 지고 가실 일이 뭣 있으세요? 저 소 달구지에다 짐을 실어도 될 터인데요?”
그러자 농부가 대꾸했어요.
“하루 종일 고생한 우리 소와 짐을 나누어지는 게지요.”
그 말에 그녀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어요.
내 사랑하는 그대,
그 다음 상황은요, 그녀한테 더 충격을 안겨주었대요.
어느 농부가요, 감나무에서 꼭대기에 달린 감을 마저 따지 않고 남겨두는 걸 목격했기에요.
“어르신, 왜 꼭대기의 감을 남겨두세요?”
그러자 노인이 한 말.
“여보시오. 겨우내 까치들도 배고플 터인데,까치밥으로 남겨두어야지 않겠소?”
그 말을 들은 그분은 대단히 충격을 받았대요.
나의 영원한 뮤즈이신 그대,
그분은 그때 두 충격으로(?), 한국을 무대로 한 대하소설을 적었데요. 그게 바로 <살아있는 갈대>래요, 글쎄. 그 책 서문에는 이렇게 적었대요.
‘ 한국은 고상한 국민이 살고 있는 보석 같은 나라다.’
내 소중한 그대,
그대의 파파 니니는 일정 패턴에 따라, 벌써 막걸리 세 통 비우고, 눈물 줄줄 흘리며 키보드토닥이는 거 상상되죠?
내 사랑 당신,
1962년 미국 대통령 ‘존 에프 케네디’가 노벨상 수상자들을 백안관에 초치하여,딴에는 어깨에 힘주어 이런 요지로 그분한테 말했대요.
“전후 한국은 엉망이고, 우리 혈세를 그곳에다 다 퍼붓느니보다는 일본더러 다시 통치하라고 하면 낫겠소.”
그때 그분은 대통령 면전에다 쏘아부쳤대요.
“당신은 ‘개 뿔도 ’ 모르는 양반이오. 한국은요, 고상한 국민이 살고 있는, 보석 같은 나라라오,”
나 죽을 때까지 사랑할 그대,
작중인물 그분이 바로 ‘펄 벅(1892~1973(향년 80세)여사 님’이더군요.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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