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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여생, 절반은 눈물이다(15) - ‘외팔의 건축가, 아바’-
    수필/신작 2026. 4. 9. 18:27

    글은요,

    진심이어야 하고 진실이어야 해요.

    꾸밀 게 뭣 있어요? 부러, 아름다운 문장 적을 게 뭣 있어요?

    뜨거운 눈물만이 전부지요.

     

                       내 여생, 절반은 눈물이다(15)

                      - ‘외팔의 건축가, 아바’-

     

     

     

                                                          윤근택(수필가/ 수필평론가/ 문장치료사/ 음악 칼럼니스트)

     

      내 사랑하는 그대,

      이 이야기는 아프리카 모로코 ‘누르 프로젝트’대형 태양광 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에서 있었던 실화(實話)입니다. 참여국은 프랑스, 일본, 중국, 한국. 네 나라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관계장관들이 비공개회의를 열고 있었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프랑스와 중국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듯했어요.

      내 그리운 그대,

      그때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28세의 에너지부 차관 ‘아미르’가 손을 들고, 자기도 한 마디 해도 되겠냐고 했어요. 다들 숨죽이고 있었어요. 사실 본디 프레젠테이션 순번은 대한민국이 두 번째였으나, 지난 밤 아미르 차관이 부러 대한민국을 맨 나중으로 돌렸다는 거 아닙니까?

      그가 발언한 내용 요지입니다.

      “비즈니스와 합리성 다 좋습니다. 하지만, 18년 전 우리나라 아틀라스 산맥에 자리한‘타프라우터’의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던 산사태에 대한 이야기를 아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때 44년간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프랑스가 지은 석조건물 교사(校舍)가 폭삭 주저앉았어요. 12명의 아이들이 매몰되었어요. 프랑스, 일본, 중국의 구조원들이 헬기 3대를 갈라 타고 왔지요. 그들은 지질학자가 산사태 재발가능성이 70%가 된다고 하자 신속히 달아났어요. 그때 우리 촌장, ‘하산’ 님께서는 그들한테 구조장비만이라도 빌려주고 가라고 읍소했건만, 그들은 그것이 나라의 재산이라면서 다 실어 가져가버렸어요. 그런데 어느 대한민국 토목엔지니어가요, 자기네 회사의 굴삭기를 무단으로(?) 몰고, 단독으로 80km를 달려왔어요. 길이 없음에도 길을 만들어 그렇게 달려왔어요. 그는 72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며, 그 어린 아이들을 다 구해내었어요. 그는 마지막 12번째 아이를 구해내다가 무너져 내린 수 톤의 암석 슬래브에 깔려 오른팔 신경이 마비되었어요. 그는 6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하며, 왼손으로 도면을 그려, 우리나라에 ‘무너지지 않는 학교’를 23개교 지었어요. 무너지지 않는 다리도 7개 건설했어요. 그는 자기 고국 대한민국에서 1995년‘삼풍백화점’붕괴사건 때에 부친이 6일 만에 어느 의인(義人)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음을 기억하고, ‘무너지지 않는 건물’을 짓겠다고, ‘토목 엔지니어’가 되었대요. 지난 해 2023년 가을, 우리나라에 6.8 대지진으로 44년간 프랑스 지배 시에 지은 건물들은 37%가 무너졌지만, 그가 지은 23개교와 7개 교각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어요. 저, 에너지부 아미르 차관이 18년 전 그가 구한 12명의 아이들 가운데에서 마지막 아이었어요. 저는 그때 10세였어요. 그는 저를 사비(私費)로 상급학교에 진학시켰고... 저는 그 콧대높은(?) 프랑스의 명문대학교 토목학과를 졸업했어요.”

      내 사랑스런 그대,

      사실 그들 장관들은 정부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대한민국의 그 남정네의 이름을 모를 리 없었어요. 다만, 그가 아미르 차관의 은인인 줄은 몰라했을 뿐이지요. 의장석에 앉아있었던 여성 에너지장관 ‘파티마’는 의사봉을 들고 말했어요.

      “다른 의견 있습니까? 그렇다면 투표로 결정하겠습니다.”

      “한국을 누브 프로젝트 우선 협상권으로 결정하는 데 동의하십니까?”

       결과는 만장일치였다는 거 아닙니까?

      내 그리운 그대,

      아미르 차관은 그길로 한밤에, 그 외팔 엔지니어한테 휴대전화를 걸었어요.

      “아바(아빠), 저는 이제야 빚을 갚았습니다. 18년 전 아바가 저를 구해주시어, 아바의 고국 대한민국에, 아미르가요, 세계 최대 규모인 모로코 누르 태양광 프로젝트 우선협상권 따 드렸어요. 18년 전 자기네 매뉴얼을 들먹이며 우리를 버리고 떠난 그들한테 우리나라의 심장인 에너지를 내어줄 수는 없다고, 장관들을 설득했거든요. 아바는 우리나라에 건물을 지으신 게 아니라 신뢰를 세우셨으니까요.”

      내 고운 이,

      그가 바로 토목 엔지지어 이정수 씨에요.

      그가 지은 최초의 그 모로코 산골마을 초등학교 현판에는요, 서툰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다는 것도 기억해주시길.

      ‘무너지지 않는 학교, 대한민국의 아바 이정수가 짓다’

       사실 그는 자기 본사의 호출과 산업재해 권유도 있었으나, 거역하고 즉시 사직서를 내고 그곳 모로코에 머물렀다는군요. 그때 꼬맹이었던 아미르의 부탁 때문에요.

      “아바, 무너지지 않는 학교를 아바가 다시 지어줄 수 없어요?”

     

     

      작가의 말)

     

     

      이 글을 내 사랑하는 뮤즈한테 선물로 드린다.

      이 글은 ‘유튜브’를 통해 종일 거듭듣기하여 외운 내용이다. 그 유튜브를 링크시켜드릴 테니, 그대도 나처럼 그 내용 외우다시피 거듭거듭 듣고서, 재편집해보시길. 거듭 말씀드리지만, 글은 쓰는 게 아니라 재편집하는 것임을 명심하시길.그것이 작가의 몫일 따름.

     

     

      * 인터넷 검색창에 ‘이정수 모로코’, ‘모로코 이정수 토목 엔지니어’ 등으로 쳐보았으나, 쉬이 찾을 수가 없었다. 대신, 그분의 부인 이름‘한 소람’과 따님 ‘채원’은 이 글을 쓰는 내내 기억해내었다. 그분들 가족한테도 경의를 표한다.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인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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