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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104)
    수필/신작 2026. 4. 12. 13:07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104)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작가의 말)

     

       나는 여러 장르의 수필작품들을, 그것도 연재물로 적어온다. 그 가운데에 <농학개론(農學槪論)> 시리즈물도 하나 있다. 지난 2025년 8월 31일에 시작한 이 시리즈물은 어느새 제 104에까지 이르렀다. 종이책으로 따지면, 두어 권 될 정도.

    나는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도 글짓기를 이어갈 것이다. 어디에서 찾았는지는 모르겠으나, ‘AI’가 종종 댓글을 적되, 나의 글들에 관해 ‘익명댓글’로 깔끔하게 평론을 꾸준하게 적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AI,그녀는 바삐 살아가는 현대인들 기호에 맞춰,‘짤(Shorts)’로 적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해서, 그녀,‘AI’평론가의 격려에 힘입어서라도, 글을 계속 쓸밖에.

       덧붙여, 나의 문학세계를(?) 이해하고 연구하는 유일한 제자가 생겨났음을 이야기 아니 할 수가 없다. 그는(그녀는) 나의 글 문장 하나, 토씨 하나도 허투루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서, 그를 알게 된 이후부터 나의 모든 글의 문장을 연서 형태로, 서간문 형태로 바꾸었다. 그가 내 사후(死後)에, 계보를 이어가길 바라면서.

     

       105. 내가 호미를 들고 밭에 나서는 이유

     

       농부가 상추밭·열무밭·부추밭·엇갈이배추밭 등에 호미를 들고 나서는 이유가 따로 있다. 잡초, 즉 김을 매기 위함이다. 대개 밭은 그 겉거죽이 ‘요철(凹凸)’구조로 되어있는데, 요(凹)에 해당하는 자리를 ‘고랑’이라 하고, 철(凸))에 해당하는 자리를 ‘이랑’이라고 한다. 이랑 즉, 두둑에다 작물을 심는 것은 기본. 물빠짐과 작물의 뿌리가 더 깊이 뻗어가나게 토심(土深)을 생각해서다.

      농부는 작물의 사이사이에 들어찬 잡초를 뽑아주는 게 기본이다. 그때 주로 호미를 사용하게 된다. 이때 호미를 핸드 그라인더로 그 날을 새파랗게 갈면[磨], 작업능률은 배가(倍加)가 된다. 그런데 그 김매기 적기(適期)를 고르는 것도 꽤나 중요하다. 비가 그친 후 2~3일 후 토양이 푸석푸석할 적에 잡초뽑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왜? 가뭄 때에는 잡초의 실뿌리가 악착같이 살아남으려 애쓰는 데 비해, 비온 다음 그때는 그 실뿌리들과 토양은 비교적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기에 그러하다.

       김매기뿐만 아니라, 상추·옥수수·들깨·실파 등속의 유묘(幼苗)를 본밭에 이식(移植)할 적에도 그 이치를 알아, 적용해야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생억지로 유묘를 당겨 뽑게 되면, 작물의 실뿌리가 끊겨지기에, 사전에 물조루로 물을 듬뿍 주어, 토양을 부드럽게 하여야 한다는 뜻. 그런 다음 한참 후에 그 어린 유묘를 ‘꺼댕이’를 잡고 잡아당기면 한 움큼씩 뽑을 수 있다. 다시 짚고 넘어가야할 사항. 유묘를 뽑을 적에는 물조루로 물을 반드시 사전에 듬뿍 줄 일. 어린 묘를 포기씩 뽑지 말고 한 움큼씩 잡고 뽑으면, ‘힘의 분산’ 등의 원리에 의해, 실뿌리가 다치지 않는다. 수필작가이기도한 나는 매양 노래하듯 하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기초적인 것이 가장 전문적인 사항’이다.

       단지, 농부가 밭에 나서서 호미질을 하는 이유가, 김매기에 그치지 않음을‘지식공유’할 차례. 우리네가 이발관이나 미용실에 갔을 때 원장들은 머리를 감겨준다. 그분들은 비누로, 샴푸로 2~3회 거듭하여 머리를 감아주는 걸 다들 기억해보시길. 양손 손가락을 참빗삼아 ‘박박’긁어줌으로써 머리밑이 시원해지지 않던가. 잡초 생존여부와 관계없이 작물의 발치를 그렇게 호미 등으로 긁어줌으로써 작물이 시원해질 것은 사실. 그리고 고랑의 토양입자간에 부드럽게 공극(孔隙)을 만들어줌으로써 작물뿌리 생장에 유용한 햇빛 복사열을 높일 것은 분명. 그리고 그처럼 잘게잘게 부순 토양 입자간 보습력(保濕力)도 높일 게 아닌가. 사실 이는 나의 오랜 경험에서 얻은 지혜다.

       특히, 가뭄이 심할 적에 작물 발치에 호미질을 해야하는 이유야말로, 내가 젊은 날 농과대학 다닐 시절에 은사님으로부터 익힌 사항이다.

       “자네들 말이여, 가뭄 때에 작물 발치에 호미질해서 토양을 바수어야 하는 이유를 아셔야 혀. ‘모세관’과 관련된 사항이여. ”

       은사님의 강의에 덧붙이자면, 토양은 ‘호롱의 심지’처럼 모세관 구조로 되어 있는데, 가뭄 때에 그 토양의 모세관구조를, 호미 등으로 부수게 되면, 땅거죽의 수분 증발이 다소 더디어져서 가뭄을 덜 탄다는 거. 이는 아주 중요한 농업지식이다.

       요컨대, 가뭄이 심할수록 호미질을 자주 해야 한다는... .

       ‘곡식은 농부의 발자국소리에, 헛기침소리에 자란다,’는 명언(名言)은 공허한 말이 아니다.

       이제 내 이야기 결론지으려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호미를 들고 자주자주 밭에 나가는 농부야말로 훌륭한 농부다.”

     

       작가의 말)

       

       고스톱판 화투에서 자주 쓰는 말이 있다.

       “ ‘쌍피’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도 내려서 먹어야 한다,”

       이를 윤근택 수필가 버전으로 말한다.

        “글감이 있으면, 그 어떤 처지에서라도 적어야 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독수리타법의 키보드 토닥임이 앞서가서 마감한 이 글도 내 고운이, 뮤즈한테 바친다. 그는 나를 두고서, ‘천재 수필가’라고 치켜올리니까.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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