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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 vs 사마의(2)수필/신작 2026. 6. 9. 14:56
제갈량 vs 사마의(2)
윤근택(수필가/ 수필평론가/ 문장치료사/ 음악 칼럼니스트)
몇몇 날 두 위인에 관해 집중탐구하였는데, 노트한 것만도 A4용지 20매 가량. 그렇게 익힌 두 위인에 관한 자료를 버리기에는 너무도 아까워, 낙수(落穗) 곧, ‘이삭줍기’로 이어가고자 한다.
5. 학익선(鶴翼扇)과 바둑
ㅈ은 전장에서 53세로 병사(病死)하는 순간까지 학익선 즉, ‘학의 깃털로 만든 부채’를 들고 지냈다. 학익선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가 그 학익선을 들게 된 것은, 추녀로 알려지기도 하지만 지혜롭기만 하였던 그의 아내 ‘황월영’의 충고 덕분이었다.
“여보, 앞으로 표정관리를 잘 하셔야 해요. 당신께서는요, ㅅ이 모시는 조조를 떠올릴 적이면 인상이 늘 일그러지고, 당신의 주군 유비를 떠올릴 적이면 인상이 펴지더군요. 그래서는 아니 되어요. 모름지기, 장수는 그 누구한테도 속내를 들키지 않아야 해요. 그러니 제가 만들어드리는 이 학익선으로 얼굴을 살짝 가려보세요. ”
한편, ㅅ도 자기 마음 ㅈ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 태연한 척 전장(戰場)에서 느긋하게 바둑을 두었다. 그러자 조바심이 일었던 아들 '사마소'가 보챘다.
“아버지, 저 강 건너의 적군들 수효도 우리에 비해 턱없이 적고... 수장(首將)이 각혈을 하는 등 골골댄다는데요, 이참에 그대로 박살내버립시다.”
그러자 ㅅ은, 철딱서니 없는(?) 아들한테 크게 꾸짖는다.
“이 어리석은 놈! 죽음을 앞둔 용이 마지막으로 내뿜는 불길이 얼마나 뜨거운지 너는 모르는 거냐?”
대신,ㅅ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성루(城樓)에 앉아 느긋하게 바둑을 두고 있었다.
6. 여성의류 궤짝과 여장(女裝)
낭만주의자였고 이상주의자였던 ㅈ. 철저히 현실주의자였던 ㅅ.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군사력으로는 게임도 아니 되는 ㅈ은, 자기 살아생전에 과업을 이룩하고 애쓰며 지략을 도모한다. 그는 사신(使臣)을 ㅅ한테 보내게 된다.
“저희 사령관님께서 선물을 이렇게... .”
ㅅ이, 장식이 잘 된 그 궤짝을 열어보자, 그 안에는 규수들이 입는 화려한 비단옷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ㅈ의 친필편지도 동봉되어 있었다.
그 친필편지 내용이 걸작이었다. 요지는 이러했다.
‘용맹하고 사대부라고 자처하는 당신, 자신 없으면, 이 규수의 복장을 하고서, 아녀자로 끝까지 살든지?’
ㅅ은 그 여성의상을 입고서, 마치 패션쇼를 하듯 하였다. 수하(手下)의 장졸(將卒)들은 기절초풍하였다. 그 옷을 입고 한바탕 춤추듯 한 ㅅ.
그는사신한테 지나가는 말처럼 묻게 된다.
“ 재상님께서는 건강 어떠하오?”
이에, 사신은 나발나발 정보사항 다 흘리고 만다.
“저희 승상께서는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아니 잡수시고,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고 ,온갖 나랏일 도맡아 하셔요. 즉, ‘ 소식다번(食少多煩)’이시죠.”
그 귀중한 정보를 취득한 ㅅ. 대신, 자기는 자기를 보필하는 아들 둘, ‘사마사’와 ‘사마의’가 있어 든든했다.
ㅅ은 혼자만 속으로 알고 지냈다.
‘나의 라이벌, 그가 있어서 그나마 내가 이 나라에서 대접을 제대로 받고 있어. 그들이 5차례 대척업침공한다는 핑계로... 이야말로 ‘적과 동침’인 게야! 그가 건재해야만, 나는 이런저런 구실을 대면서, 황족으로부터 견제를 받지 않는 게야. 토사구팽, 그거 아주 무서운 게야.’
7.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혼냈다는데
ㅈ은 전장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죽게 되는데, 유언이 있었다.
“나 죽거든, (내 아내 ‘황월영’의 인형조각 솜씨를 본따),목각인형을 만들어라. 5대의 마차에 나의 목각인형을 태우고... 내 아내 ‘황월영’이 한평생 나한테 가르쳐준 대로, 목각인형인 내가 ‘학익선’ 부채를 흔들며 그들한테 달려가는 연극을 하라. 그리고 그 사이 너희들은 무사히 퇴각하라.”
8. ㅅ는, 사마의는 무척 슬퍼하였다
50여 년 적대적 관계에 있었으나, ‘네가 있음으로써 내가 건재하다’의 관계였던 ‘제갈량 VS 사마의’. 두 천재들 가운데에서 제갈량은, 첫 출정 때에 제자, ‘마속’의 대패 이후 사람을 더는 믿지 못하고, 그처럼 손수 일에 파묻혀 홀로 애쓰다가 그렇게 갔다. 대신, 사마의는 아들들 둘, 똘똘한 사마사와 사마소로 하여금 대업을 이어가게 하였다.
그 시대의 영웅들 둘을 대하자니... . 나이 칠십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인내심 하나로 견뎠던 사마의 그 불굴의 정신도, 이상주의자 제갈량의 그것만치나 존경한다.
끝으로, 대한민국 현존 수필작가 윤근택은 또다시 눈물이다. 이 뜨거운 눈물, 그 이유, 그 정체 나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
모두 다 사랑하리. 오늘 나는 고희연을, 큰딸 ‘요안나 프란체스카’가 ‘복어 매운탕(?)’ 베풀어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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