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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앙(商鞅) - 한비자(韓非子) - 마키아벨리(Machiavelli) (2)수필/신작 2026. 6. 27. 14:33
상앙(商鞅) - 한비자(韓非子) - 마키아벨리(Machiavelli) (2)
윤근택(수필가/ 수필평론가/ 문장치료사/ 음악 칼럼니스트)
2. 한비자
그는 춘추전국시대 한나라의 왕족이었다. 그는 언어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다. ‘말 더듬이’였다는 이야기다. 머리는 명석하고 아이디어도 많아, 더 좋은 나라를 만들어 나가주십사고 상소문을 적어 바치기도 하였으나, 곧잘 묵살당하곤 하였다. 그는 첫마디 말을 할 때부터 버벅댔다.
그는 황궁으로부터 멸시를 당하자, 골방에 틀어박혀 말 대신 글로써 자기의 생각을 다듬어나가게 된다.
‘나의 글이 언젠가는 세상을‘확’ 뒤집게 될 거야!’
잠시 쉬어가기. 그는 100여 년 전 위나라 출신이었고, 주나라로 건너가서 제왕학을 실천적으로, 개혁적으로, 국가개조를 실천적으로 행하다가, 제 명 대로 못 살다가 간 ‘상앙’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아주 정교하게 다듬어서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어보고자 했다는 점부터 이야기하고 넘어가야겠다. 즉, 지극히 선의적(善意的)이었다는 거.
다시 내 이야기 물꼬를 돌린다.
그는 죽간(竹簡)에 밤마다 등잔불 아래에서 마구 새겨나가게 된다. 왕족들과 귀족들의 가식과 위선을 철저히 해부해나가는 글들. 그는 공자, 맹자 등 유학자들이, ‘인간은 선하다. 인덕으로 나라를 다스려나가야 한다’등에 냉소적이었다. 그의 생각은, ‘본디 인간은 이기적이고, 욕망과 이익에 따라서만 움직인다.’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은, 그에 합당한 이익을 취하고자함이고, 어떤 이가 수레를 만드는 것은, 부자들이 그 수레를 사감으로써 이익을 챙기기 위함이며, 장의사가 관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 속히 죽어 그 관을 팔기 위함이다라고 적었다. 이 세상에는 ‘순수한 도덕’도 없고, ‘고결한 충성심’도 없으며... . 그때까지 동양을 지배했던 사상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현실적으로 펼쳐지는 사회현상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나갔다.
그는 동양철학의 진수(眞髓)이기도 하며, 제왕학의 기본이기도 한 ‘법(法)·술(術)·세(勢)’의 이론도 정립하였다. 이는 자기보다 100여 년 전에 살다 간 선배 사상가,‘상앙’의 제왕학을 더욱 더 발전시킨 것이다. 즉, 그는 상앙이 현장에서 실천하였던 제왕학을 바탕으로 삼아, 한 나라의 군주가 갖추어야 할 자세를 아주 명쾌하게, 비유적으로, 구체적으로 적어나갔다. 선배 사상가 상앙과 마찬가지로, 나라가 번성하자면 그 혼란스러웠던 춘추전국시대에, 제왕이 이러저러한 걸 제대로 실천해주길 바라는 충정(忠情)에서 출발하였다.
그의 제왕학 요체는 이것이다.
‘호랑이가(제왕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지녀야 개들(신하들)을 이길 수 있다.’로 요약할 수 있는... .
그의 글이 저서, <說難(세란)>에 이르러서는 아주 흥미로운 비유가 적혀 있다. 용이 목에 역린(逆鱗)을 지니고 있다고. 그 역린을 건드리면, 용은 길길이 날뛰어 ... .
또한, 그는 <五蠹(오두)>에 이렇게 적고 있다. ‘-蠹(두)’는 좀벌레를 일컫는다. 첫째, 공·맹 유학자들. 둘째, 궤변론자 및 조작가와 정객들. 셋째, 가짜협객들. 넷째, 측근 및 귀족. 다섯째, 이문을 턱없이 남기는 거상(巨商)들.
위에서 언뜻 이야기하였지만, 그는 군주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상앙이 말하고 실천했던 ‘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法·術·勢’로 세분화하였다. 자기의 정신적 선배인 상앙이 ‘法’ 하나만 고집하다가(?) 미완성에 그쳤던 제왕학을 완성하겠다고, 그처럼 그는 구체적 행위로 세분화하였다.
그는‘術’을 일곱 개로 더 갈라서 말했다.
제 1은 ‘참관(參觀)’인데, 신하들의 의견을 두루 듣기하여 감시하는 기술.
제 2는 ‘필벌(必罰)’인데, 가벼운 죄도 엄히 벌한다. 공포를 주기.
제 3은 ‘신상(信賞)’인데, 군주는 포상을 믿게 만든다.
제 4는 ‘일청(一廳)’인데, 모두의 의견을 일일이 들어야 한다.
제 5는 궤사(詭使)인데, 속임수나 연기로 상대를 압박한다.
제 6은 협지(挾知)인데, 일부러 모른 척 한다.
제 7은 도언(倒言)인데, 반대로 말하기다.
어쨌든, 한비자, 그는 왕족이었으나,‘말 더듬이’였으니, 왕한테 안타까운 심정에, 간언코자 그처럼 죽간에다 글을 적어 나갔다.
그가 적은 죽간 <세란(世亂)>은 세상을 뒤집어‘훽’ 뒤집어버리게 된다. 그 책 안에 적은 비유.
‘ 본디 용은 온순하여, 타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을 수 있으나, 그 용의 목덜미에는 역린(逆鱗)이 하나 돋아나 있고, 그 역린을 건드리는 순간에는 용이 길길이 날뛰어... ’
가뜩이나 출생신분과 생모(生母) 바람피우기와 반란 획책 등으로 밤잠 못 이루고 괴로워하던 진나라의 31대 왕, 영정(후일 자신이 건방 넙죽하게 ‘진 시황제’라고 들까불어댔다. 고작 49세로 생을 마감한 녀석이 그 많은 이들을 죽여놓고서... . )가 그 ‘역린(逆鱗)’이란 어휘에 ‘뿅!’ 가고 만다.
그는 재상 ‘이사’한테 일러, 한나라에 살고 있는 한비자를 독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 한나라, 너네가 한비자를 이 진나라에 넘겨주지 않으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말 거야.”
그길로 한비자는 자기 고국 한나라에서 진나라로 영입되어(?) 가서, 진 시황제의 왕사(王師)로, 책사로 최고수준의 대우를 받게 된다. 한비자와 진 시황제의 대화는 나날 이어져 나갔다. 말이 어눌했음에도, 시황제 ‘영정’은 그가 실시간대로 죽간에 적어나가는 내용을, 자신의 통치철학으로 삼아 실천해나가고 있었다. 위에서 소개했던, 한비자의 <五蠹(오두)> 가운데에도 있듯, 말 많은 유학자들을 압제하고자 ‘분서갱유’가 이뤄졌다. 사실 이 분서갱유는 재상이었던 ‘이사’가 시황제를 꼬드겨 행한 범죄행위로 역사가 밝히고 있다.
건너뛰기. 아니, Skip!
‘이사’인지, ‘간사’인지는 모르겠으나, 재상이었던 이는, 한비자가 왕으로부터 총애를 받자, 자기 자리가 위태롭다고 여겼던지, 크나큰 일을 저지르고 만다.
수시로 왕한테 ‘나발나발’ 거짓 정보를 흘리게 된다.
“ 황제이시여, 한비자의 재능은 탁월하오나, 근본은 못 속인다지 않습니까요. 그는 저 낙후한 한나라 사람이온데, 끝까지 이 진나라에 충성할 것 같지가 않아서요. ”
모함에 한비자는 감옥에 갇히고 만다. 요즘 식으로 말해 ‘스파이 죄목’으로. 한비자는 재상인 이사의 농간에 의해, 항아리에 든 독약을 먹고 자살해야만 했다.
한비자는 진즉 알고 있었다. 의연했다.
“그래, ‘이사’ 이 놈, 나는 니 원하는 대로 간다. 지난 날 대학자셨던 순자(荀子) 스승 아래서 동문수학했던 우리. 내가 말이 어눌해서 대왕께 변명할 수도 없다는 걸 알고서 이렇게까지? 두고 보아라. 대선배 사상가 상앙에 이어 나도 이렇게 간다만, 내가 설계한 ‘법·술·세’원리에서 너네들 주나라도 한 치 벗어나지 못할 거야!”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재상 이사는 환관인 ‘조고’와 장난질하여, 진시황제가 죽자, 유서를 조작하여 첫째아들이 아닌, 요리하기 쉬운 차남을 왕으로 옹립하여 마구 국정을 주무르고자 했다. 동업자인(?) 환관 조고가 결국은 ‘이사’를 감옥에 쳐넣고... .
천년만년 이어갈 듯 하였던 주나라는 나라 세운 지 15년 만에 유방과 항우의 반란으로 무너졌다. 그 만리장성이 무엇이기에? 불로장생, 그 어림없는 헛꿈이여!
상앙에 이어 한비자의 사상은 위대하였다. 그러나 위정자들이 그 사상을 왜곡하여 악용함으써그 거대한 나라 현 중국의 백성의 그 숱한 목숨을... . 거기서 끝났으면 얼마나 좋으랴만, 서기1500년에 이르러 소국가 집합체였던(?)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또 다시 ‘평행이론’이 생겨났으니... .
다음 호 계속)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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