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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106)수필/신작 2026. 6. 29. 17:13
농부가 쓰는 <농학개론(農學槪論)>(106)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107. 50원 주화(鑄貨)에 숨겨진 비밀 해독
우리네가 쓰는 50원 주화의 그림은 벼이삭이다. 벼이삭이되, ‘통일벼’로 불렀던 ‘IR667’이다.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께 ‘IR667’이란 이름에 관해, 지난날 농학도였던 내가, 이참에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이야기 술술 풀어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척 뿌듯하다.
우선, ‘IR-’은 필리핀에 소재한 ‘국제도작(稻作;米作)연구소 ’ ‘IRRI’에서 따온 말이다. 즉, 그곳 연구소에서 여러 종류의 신품종 벼의 시리즈물 가운데에서 ‘667번째’로 개발된 벼 종자임을 뜻한다.
1960년 필리핀에 ‘국제도작연구소’가 설립된 배경도 꽤나 흥미롭다. 포드재단과 록펠러재단과 필리핀 정부가 뜻을 모아, ‘개발도상국 등이 굶주림에 시달리면 공산화 된다’는 취지에서 설립하게 되었다. 포드재단과 록펠러재단이 하필이면 필리핀을 택한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닌 듯. 왜? 신품종 벼를 만들어내자면, 일 년에 여러 차례 이모작, 삼모작, 사모작 등을 통해 재배하여 이른바, 후대검증(後代檢證)을 해야하기에. 즉, 그 연구기간을 줄이는 데 용이하니까. 이는 전문용어로 ‘세대단축’. 글 분량상 다음호에 나누어 싣겠지만, 록펠러재단은 멕시코에다가는 ‘IITA’즉, ‘국제열대농학연구소’를 설립하였고, 미국 출신, ‘노먼 볼로그(Norman Borlaug,1914~2009(향년 95세)’박사가 그곳에서 ‘난쟁이밀’을 육종해내어, 수억 명의 인류를 한 방에 해방토록 하였다. 1970년 그분은 노벨평화상도 받았다. 부득이, 그분이 ‘녹색혁명’을 일으킨 이 ‘난쟁이밀’에 관한 스토리는 다음 호에 적기로 한다.
지금부터는 50원 주화에 도안된 통일벼, 곧 ‘IR667’에 집중코자 한다. 식량 자급자족이 아니 되던 1950년~ 1960년대. 나와 마찬가지로, 어릴 적 배고파봤던 박정희 대통령은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 된다. 사실 그분의 공과(功過)는 두고두고 논란이 되고, 나는 ‘18년 단임제로(?)’ 독재를 하다가, 충신으로부터 더는 추하지 않게, 깔끔스레(?) 충성의 총탄에 의해 생을 마감한 것은 다소 안타깝게 여기지만... .
박정희 정부는 당시 중앙정보부로 하여금 이집트의 볍씨를 밀수해오도록 하였다. 이집트는 종자전쟁에서, 결코 해외반출이 아니 되었던 그 볍씨. 그것이 바로‘인디카(Indica)종’으로 열대지방에서 잘 자라는 벼. 그에 비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내내 길러왔던 재래종 벼는 ‘자포니카(Japonica) 종. 사실 두 아종(亞種)으로 분류한 이는 1920년대 일본의 어느 농학자. 해서, 자기네 나라 이름을 따다가 ‘Japonica’로 붙였을 따름. 사실 벼과(벼科)의 식물은 ‘포아과(poa과)’에 속하지만... . 더 깊이 들어가면,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 고개 마구 저을세라, 이 정도에 그치고... . 그렇게 이집트에서 도둑질해온 ‘인디카 종’ ‘나하다(Nahada)’는 어느 육종학자에 의해 박정희 대통령한테 보고가 되었고... 박정희 대통령은 자신의 아호를 따서, ‘희농1호’라고 명명되었으나, 1967년에 결국 실패.
한편, 아시아권 연구진들 중심으로 수천 명이 초빙되는 ‘IRRI’멤버들 가운데에서, 1964년.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허문회 박사(1927~2010, 향년 83세)한테는 홍성호·김광호·박순직 연구사가 곁에 있었다. 그분들은 특별초빙되어 그 연구실에 합류하였다.‘IRRI’, 그 연구소에서 허문회 박사팀은 당신 조국의 식량자급을 위해, 벼 생산량 증대를 위해 밤낮 애썼다.
인디카종과 자포니카종은 서로 유전형질이 달라, 교잡을 하더라도, 그 후대가 불임(不姙)되는 등 난관에 부딪혔다. 허문회 박사 팀은, 대만산재래종‘TNI’에서 육종한 ‘IR8’ 인디카 종과 한국산 자포니카종과 일본산 자포니카 종 ‘유카라(Yukra)’와 ‘삼원교잡’이라는 전대(前代)에 없었던, 지난(至難)한 과정을 거쳐 드디어 신품종을 육종해내는 쾌거를 거두었다. 수백, 수천의 인공수분 및 후대검증을 거쳐서. 허문회 박사 팀은 무려 600여 번의 조합잡종을 하였다. 그렇게 해서 얻은 자식이(?) 바로 ‘IR667’이다. 때는 1969년.
여담.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께 질문이다? 쌀 한 톨을 얻기까지 공정은? 못자리에 볍씨를 부을 때부터 ‘88회’의 공정을 거쳐야 밥알이 된다는 거 아닌가. 해서, ‘쌀’을 ‘미(米)’로 쓴다고 하였다. 파자(破字)해보면, 거꾸로 선 ‘八’, ‘十’, 바로 선 ‘八’이니, 순차적으로 읽으면 ‘米[쌀]’이 되는데, 허인회 박사팀은 그것도 부족하여 600여 회 그처럼 하였으니!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바로 이거야!” 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게 되고, 1975년에는 ‘식량자급’을 선포하게 된다. 그때부터 쌀막걸리 제조도 허용하였고... 기념주화인 50원짜리도 만들게 되었고... .
시간이 흐르자, ‘통일벼’로 명명한 그 ‘IR667’은 퇴조(退潮)였다. 그러는 사이에 50원짜리 주화도 인플레이션 되어, 우리네는 거들떠 보들 않게 되었고... .배고픔에서는 벗어났으나, 퍼석퍼석하여 우리 입맛에 맞지 않고, 부산물인 볏단이 짧고, 조생(早生)인 관계로,‘보온절충 못자리’를 해야 하는 등 재배환경이 영 품이 나오지 않았다.
요사이 우리가 즐겨 먹는 쌀은 더욱더욱 육종 등으로 발전되었는데, 어느 순간,‘IR667’의 대반전이 이뤄졌다는 것을, 부활했다는 것을 내 신실한 애독자님들께 전하면서 이 글 마무리하려고 한다.
인디카 성향을 지닌 ‘IR667’ 벼에서 얻어지는 쌀은, 아프리카 쪽 사람들의 입맛에 제대로 맞는데다가 다수확 품종이라, 여러 나라에 보급이 된단다. 거기에다 빼어난 ‘K-농산기술’까지 더해서.
‘오, 위대한 대한민국이여!’
지금은 고인이 되신 ‘허인회 박사님’, 님을 존경하나이다.
사족(蛇足) 하나를 덧붙인다. 수십 년째 나의 애독자로 남아 계시는, 두곡(荳谷) 정규화 박사님께도 안부 사룁니다. 당신께서는 세계적인 콩박사이시며, 세계에서 야생 콩 씨앗을 최다 보유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작가의 말)
우리가 먹는 한 톨의 곡식도, 뜻있는 육종학자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얻은 겁니다.
마찬가지로, ‘영원한 나의 사랑’도 ‘쟁취’가 아닌, 오랜 인내의 끝 '얻음’이겠지요.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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