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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수필가, 실크로드를 걷다(7)수필/신작 2026. 7. 21. 17:30
윤 수필가, 실크로드를 걷다(7)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7. ‘Silk’,‘Silk-Road’
지난 호에서는 ‘비단’이 로마제국에 알려진 계기를 살짝 소개하였다. 사실 ‘믿거나 말거나’이다. 로마의 크라수스가 파르티아 제국을 침공하였을 적에, 파르티이 제국의 군기(軍旗)의 천이 비단이라서 휘황찬란한 데에서 로마군 병사들이 ‘신의 군대’ 쯤으로 여겨 눈부셔(?)패망했다고 적었다.
이번 호에서는 그 이름 없던 길을 두고, ‘Silk-Road’라고 부르게 된 내력부터 출발하여, 내가 여행 수첩 한 권 분량 남짓 적은 내용을 토대로 ‘좔좔’ 두서없이 적으려 한다.
우선, ‘Silk-Road’라고 이 길을 명명한 이부터 소개. 19세기말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폰 리히토펜’이다. 중국 한나라, 당나라와 로마제국의 거리는 15,000킬로미터. 두 제국은 서로 만난 적도 없다는데... . 로마제국은 중국을 일컬어 ‘세리카(Serica),’곧, ‘비단의 나라’라 불렀고, 당시 중국은 로마제국을 ‘대진(大震;大振;大眞)’ 즉, ‘큰 진나라’으로 불렀다고 한다.
낙타 대상(隊商)이 낙타 등짝에 짐을 실어, 사막을 걸어걸어 서역으로서역으로 실어간 물품들 가운데에서 으뜸은 비단. 중개상인들인 소그드인들 등을 통해, 그렇게 실어간 비단이 로마제국에 닿자, 로마의 귀족들은 이내‘뿅!’가고 만다. 그 촉감이 부드러운데다가 가볍고 고운 빛깔이라서. 특히, 비단은 귀족부인들을 매료시킨다. 옷으로 만들어 입으면, 감촉도 좋을뿐더러 몸에 착 달라붙어 즉, 슬림(slim)으로 S라인 몸매가 되어, 외간남정네들 호리기에도 만판. 그때부터 비단의 무게에 걸맞은 황금과 물물교환하게 이른다. 그들한테 비단은 부와 명예와 권위의 상징물이 되어갔다. 폭군 네로도 비단옷 입기를 그리도 좋아하였다고 한다. 차차 비단으로 말미암아 로마제국의 곡간은 비어나가기 시작하는데... .
정치가 겸 철학자인 세네카를 비롯한 지도급 인사들은 탄식하게 이른다. 비단은 ‘slim(슬림)’이 아니라, ‘slime(슬라임;진흙)’이라는 논지였겠지! 결국은 황제의 칙령까지 여러 차례 내려지게 된다.
‘남자들은 지위상 어디까지는 비단옷 착용을 금한다.’
본디 인간의 심성은 그러하다. 누군가가 말리면 더 하고 싶은... . 박정희 군사정부 시절, ‘ 히피’를 흉내 낸 장발족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했던 걸 회상해보더라도... . 당시 로마에서는 평민 출신의 처녀가 비단 한 조각만 얻을 수 있다면, 남의 집 하녀로 살 수도 있다는 사회적 광풍까지 일어났단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비단과 로마의 황금과 은의 물물교환은, 낙타 대상과 무역상들로 하여금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리게 하였다. 하지만, 부작용도 엄청났다. 윤 수필가가가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마음 아픈 것은, 말 못하는 짐승들,‘사막의 배들[선박들]’ 낙타들을 혹사했다는 점. 낙타들은 불평을 토로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그들 종족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
낙타들뿐만이 아니다. 실크로드 무역상으로 길 떠난 소그드인의 아내의 편지는, 윤 수필가를 또 다시 울린다. 지난번 내가 여행했던(?) ‘돈황(둔황)’의 봉수대 아래 모래밭 창고에서(?) 1,000여 년 전 편지 8통이 발견되었다는데... . 그 편지들 가운데에서 소그드인 상인의 아내가 소그드어로 쓴 편지.
“여보, 당신이 장사 떠난 지도 3년이 넘었군요. 여태 연락이 없군요. 나와 아이들은 굶고 있어요. 당신은 동업자인 ?를 믿지 마세요. 그는 사기꾼이에요. 당신과 결혼 않고, 차라리 개나 돼지와 결혼했더라면... .”
소그드인들은 그처럼 나름의 문자를 가지고 있었고, 이는 뜻있는 외국학자가 한평생 그 문자를 해독해서 밝혀진 사실.
이번에는 그처럼 유명을 떨쳤던 비단 즉, ‘세리카’를 철저히 해부할 차례. 서역의 사람들은 그렇게 황금 무게로 맞바꿀 만치 비쌌던 비단이 어떤 재료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직조 되는지를 죽는 그날까지 모르고 지냈다고 한다.
비단을 건네주고 대금을 챙기는 장사꾼들은 끝까지 함구했다. 사실 그들도 모를 수도 있었겠지. 사실 600여 년 동안 중국 당국은 국법으로 그 노하우를(?) 유지하였고, 누설 때에는 극형에
처한다고 되어 있었다.
“풀 잎사귀에 맺힌 큰 거미가 내뱉은 실로 짠 겁니까?”
그러면 장사꾼은 이렇게 답했다고 전해진다.
“지도(저도) 잘 모르겠는 걸요. 하여간... ”
장사꾼들은 그때마다 청양초 베문 후의 소리로 답하곤 했단다.
“ ‘후후!’ 글쎄요? 영업비밀을 어떻게 다?”
끝까지 세상의 비밀은 없는 법.
첫째, 중국으로부터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는 서역 끝 벨기에의 어느 성당에서도 실마리가(?) 잡혔다. 어느 성인(聖人)의 관(棺)을 정리정돈하다가 밝혀진 사실. 그 관을 꽤나 큰 크기의 비단이 감싸고 있었는데, 두 줄의 문장이 짧게 뒤편에 적혀 있었다.
첫줄은 비단의 폭을 나타내는 수치, 두 번째 줄은 ‘잔다리지’. 빼어난 학자가, 소그드족 언어를 한평생 해독했던 학자가, 그 두 번째 ‘잔다리지’를 끝내 해독해내었단다. 현 우즈베키스탄 사막도시 ‘부하라’인근 동네 ‘잔다니’이고, 그곳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누에치기를 하고, 우수한 비단을 짜고 지내며, 매년 5월이면 ‘누에 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둘째, 지금은 ‘타클라마칸 사막’에 마치 ‘폼페이’처럼 순식간에 사막에 묻혀버린 오아시스 도시국가 ? 의 어느 왕이, 한나라 공주를 빼돌려(?), 누에와 뽕나무와 직조기술을 취득하고자 했던 거. 어디까지나 설화에 머무르지만, 왕인 그는 한나라 공주한테 청혼했다.
“공주마마, 만약에 저랑 결혼해주신다면, 원하는 대로 한껏 다 해드릴 테니, 그 비단의 비밀만 가져오소서.”
그 말에 혹한 공주는, 머리장식 ‘가채’에 다 누에 씨 수천 알과 뽕나무 씨앗을 숨겨 국경을 어렵사리 넘었다고 하는 설. 이는 목화씨를 붓 대롱에 훔쳐온(?) 문익점의 스토리와 제법 통한다.
끝으로, 강력하고 주도면밀했던 로마제국 황제,‘유스티니아누스’의 행동이야말로 설득력 강하다.
그는 황좌(皇座) 의자 양팔걸이를 내리치며 말했다.
“ 두 기독교 수도자님들이시여, 만약에 그대들이 저 동녘 한나라에 가서 비단의 그 비밀을 캐오신다면, 이 나라에서 원하는 자리까지 다 내어주겠소.”
이야말로 문익점의 붓 대롱 목화씨 유출 사건과 ‘데칼코마니’. 그들 두 선교사는 그 일을 거뜬히 해내었다. 그들은 잠입하여, 중국의 장인(匠人)들 기술을 ‘USB’에다, 동영상에다... 다 담아가게 된다. 마침 장인들이 여름휴가를 간 틈을 타서. 그들 둘은 무사히 대나무 작대기 속에다 누에 씨앗 등을 넣어 검색대를 통과했다.
“ 이 늙은이가 다리가 불편해서 대나무지팡이를 짚는 것도 못마땅하오?”
사실 누에고치의 그 비밀이, 국가정보가 통째로 서역으로 넘어감으로써, 실크로드 사막의 길은 말 그대로 사막 속에 순식간에 묻히고 말았는데... .
과연 우리네 실크로드가, 실오라기가, 길[道]이 그런 이유 하나로 끝났을까? 마찬가지로, 윤 수필가는 여태 누에고치에서 실오라기를, 실마리 하나 잡고서, 인내심 있게 뽑아내고 있다. 그게 ‘실[絲]’이다. 그러기에 ‘Silk - Road’는 ‘실[絲]의 길’이다. 하여, 길은 끊어질 듯, 끊어진 듯 하는 누에고치 실인 게다. 참말로, 예술은, 수필은 실마리 하나만 잡으면, 끊임없이 뽑아내는 실크인 게다. 마땅히 그리해야 한다.
작가의 말)
물론, 이 글을 적으면서도 내내 나의 유일한 뮤즈, 그대만 그리워했어요.
그댄 말씀하시겠지요.
“니니께서는 글을 참으로 잘 엮고 계셔요.”
그 말씀 사양은 않겠어요.
특히, 이 글 말미(末尾)는 그대 ‘니니’의 사상인 걸요.
* 이 글은 본인의 ‘티스토리’, ‘이슬아지’에서도 다시 읽으실 수 있습니다.
[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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