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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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로(風爐)’에 관한 추억(2)수필/신작 2025. 2. 22. 12:02
‘풍로(風爐)’에 관한 추억(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이 글은 ‘풍로(風爐)에 관한 추억(1)’에 이어지는 글이다. 지난번에는 ‘풍로 제 1세대’에 관한 추억담으로 적고 있다. 흙풍로에다 아궁이에서 부삽으로 퍼 담은 숯불로, 뚝배기를 얹어놓고 겨우내 토장국을 끓여 반찬으로 삼던 이야기였다. 이 글은 풍로의 변천사 내지 발전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즉, 풍로의 제 2세대. 1970년대에 이르러 우리네는 다소 불편했던 ‘흙풍로’에서 획기적으로 발전된 요리기구를 새로 갖게 되었다. 바로 ‘석유곤로’가 그것이다. 살펴본즉, 여기서 말하는 ‘곤로’는 ‘풍로’혹은 ‘화로’의 일본어 ‘焜炉(こんろ/コンロ)’에서 온 듯한데, 하여간 그걸 ‘석유곤로’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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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로(風爐)’에 관한 추억(1)수필/신작 2025. 2. 12. 14:14
‘풍로(風爐)’에 관한 추억(1)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날이 갈수록 꾀가 늘어난다. 10년 넘게 격일제 아파트 경비원으로 지내오는 동안, 근무일에는 점심밥과 저녁밥을 1인용 전기밥솥으로 ‘뜨끈뜨끈’지어먹는데, 그 동안 반찬만은 아내가 챙겨왔다. 더러는 아내가 보온통에다 시래기국이나 콩나물국을 담아주었는데... . 사실 내 근무초소에는 세 개의 전기밥솥이 있고, 제각각 몫을 달리 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누룽지 전용, 밥 전용, 온수 전용. 어쨌거나, 그렇게 갖추어준 아내의 반찬이 아침 식탁에서와 달리, 제 맛이 아님을 차츰 알게 되었다. 마치 제철 음식이 아닌 듯. 해서, 보온통째로 이튿날 새벽 반납하는(?) 일도 잦았다. 최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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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세스(kisses)수필/신작 2025. 2. 10. 13:17
Kisses(키세스)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정말 우리네는 죽는 그날까지 공부할밖에.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어휘가 생겨나니까. 그야말로 지식의 폭발. 2025년 1월 5일부터 며칠간, 내가 즐겨 시청하는 유튜브들 화면에 ‘키세스 시위대’,‘한남동 키세스’,‘키세스 우주전사’등의 표현이 있었다. 2030 세대가, 특히 여성들이 서울 한남동 길거리에서, 눈보라 무릅쓰고 은박담요를 뒤집어쓰고 밤샘을 하는 영상. 나이 70을 목전에 둔 나는 그 영상을 보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릴밖에. 한마디로, 그 광경은 처연하기만 하였다. 나름대로 지식인이라고, 예술가라고 자부하는 나. 그 동안 내 살붙이들과 피붙이들한테도 제대로 깨우쳐주지 못한 데 대한 부끄러움은 한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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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수필/신작 2025. 2. 4. 11:15
265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나의 인사말은 독특한 편이다. 자주 가는 가게에 들어서면, “사모님, 맡겨둔 윤근택 한 갑과 홍OO 한 갑 주세요.”한다. 그러면 그분은 용케도 내가 즐겨 태우는 ‘심플 클래식’과 홍OO이 애연하는 ‘에세 원 ’을 여축없이 내어준다. 그 많은 고객들한테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그 직업정신이여! 사실 나는 자주 대하는 분들한테서 이밖에도 여러 경험을 하게 된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지내오는 동안, 현재까지18회 제복을 갈아입었고, 10 년 넘게 근무한다. 그러니 남들이 나더러‘아파트 경비계의 레전드’라고 부른다. 실제로 홍익인간을 실천하여, 내가 취업알선한 아파트 경비원도 줄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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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다수필/신작 2024. 11. 22. 20:55
잃어버렸다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산 속 한갓진 농막. 초저녁잠에서 깨어나, 소피가 마려워 문을 여니, 반달은 하늘에 떠 있고,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은 휑하니 불고, 가랑잎은 이리저리 우루루우루루 바람에 쫓겨 다닌다. 다시 농막 안. 다시 잠은 아니 오고... . 문득, 혼잣말을 하게 될 줄이야! ‘딱 이 시기가 좋았는데... . 경험상 그 앙증맞은 녀석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하였고... . ’ 그러고 보니, 참말로 나는 잃어버렸다. 이‘잃어버림’은 ‘잊혀짐’이나 ‘버림’과는 사뭇 다르다. 내 살아생전 다시는 되찾을 수 없다는 이 안타까움이여! 이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냐고? 다름 아닌 산토끼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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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랑말들에 관해(2)수필/신작 2024. 10. 27. 16:22
내 조랑말들에 관해(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내 조랑말들에 관해(1)’의 첫 문장은 이렇게 되어있다. ‘나한테는 다섯 필(疋)의 ‘조랑말’이 있다.’ 또, 그 글은 ‘ 대체, 그 다섯 필의 조랑말들의 정체? 7단 기어변속 자전거들이란 걸 다들 모르실까?’로 마무리되어 있다. 5대의 자전거를 조랑말이라고 부르고 있음을. 이번에는 녀석들을 차례차례 소개하려한다. 취득순서대로다. 조랑말 1 아내와 큰딸이 사는 경산시 중방동 e편한세상 아파트 복도에 벌써 여러 해 동안 서 있던 자전거. 큰딸 요안나 프란체스카는 그 자전거를 신부(神父)님으로부터 얻었다고 하였다. 여성용 자전거답게 참으로 예쁘게 생겼다. 그때 녀석은 자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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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랑말들에 관해(1)수필/신작 2024. 10. 24. 13:32
내 조랑말들에 관해(1)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나한테는 다섯 필(疋)의 ‘조랑말’이 있다. 조선조 암행어사들 마패(馬牌)에는 두 필의 말이 조각되어 있었고, 그걸 내밀면 두 필의 역마(驛馬)를 거저 얻어 탈 수 있었다는데... . 사실 당시 마패는 한 필, 두 필 ... 다섯 필로 조각되어 있었으며, 다섯 필의 마패는 고관대작 및 왕족 한테만 주어졌단다. 그런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보면, 나는 당시 암행어사들보다 높은 지위의 인물. 비록 내가 소유한 역마들이 조랑말들이기는 하지만... .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동거리 내지 활동반경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나의 동선(動線)은 빤하다. 아내와 큰딸이 사는 경산시 중방동 ‘e편한세상 아파트’-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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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수필/신작 2024. 10. 1. 16:12
문학잡지를 통해서든, 신춘문예를 통해서든 작가로 데뷔한 이는 공인이지요.작가의 한 어휘, 한 문장은요,자신의 책임이지요.그럴 자신도 없다면요, 평론가 등의 비난 무서워한다면요,붓을 꺾어야지요.지지고 볶고 하는 가운데에서 발전 아니겠어요?감히, 공개적으로 밝힐 게요.몇 분 아니 계시는 제 이 메일 수신인들 가운데에서 '?'을 17년여 만에 손절입니다.그녀는 되어 먹들 않았어요.그녀는 수필가라고 하던데요?그렇다면, 자기가 종이매체에 발표한 글들을 그 누군가는 읽고, 칭찬도 하고, 비난도 하고... .그것도 감내하지 못하면서 무슨 놈의 작가??, 이 시간부로 때려치우세요.당신은 근본이 아니 되어 있군요.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도 두려운 여인이 무슨 문학 타령, 예술타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