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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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수필/신작 2025. 2. 4. 11:15
265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나의 인사말은 독특한 편이다. 자주 가는 가게에 들어서면, “사모님, 맡겨둔 윤근택 한 갑과 홍OO 한 갑 주세요.”한다. 그러면 그분은 용케도 내가 즐겨 태우는 ‘심플 클래식’과 홍OO이 애연하는 ‘에세 원 ’을 여축없이 내어준다. 그 많은 고객들한테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그 직업정신이여! 사실 나는 자주 대하는 분들한테서 이밖에도 여러 경험을 하게 된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지내오는 동안, 현재까지18회 제복을 갈아입었고, 10 년 넘게 근무한다. 그러니 남들이 나더러‘아파트 경비계의 레전드’라고 부른다. 실제로 홍익인간을 실천하여, 내가 취업알선한 아파트 경비원도 줄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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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다수필/신작 2024. 11. 22. 20:55
잃어버렸다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산 속 한갓진 농막. 초저녁잠에서 깨어나, 소피가 마려워 문을 여니, 반달은 하늘에 떠 있고,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은 휑하니 불고, 가랑잎은 이리저리 우루루우루루 바람에 쫓겨 다닌다. 다시 농막 안. 다시 잠은 아니 오고... . 문득, 혼잣말을 하게 될 줄이야! ‘딱 이 시기가 좋았는데... . 경험상 그 앙증맞은 녀석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하였고... . ’ 그러고 보니, 참말로 나는 잃어버렸다. 이‘잃어버림’은 ‘잊혀짐’이나 ‘버림’과는 사뭇 다르다. 내 살아생전 다시는 되찾을 수 없다는 이 안타까움이여! 이 무슨 뚱딴지같은 말이냐고? 다름 아닌 산토끼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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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랑말들에 관해(2)수필/신작 2024. 10. 27. 16:22
내 조랑말들에 관해(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내 조랑말들에 관해(1)’의 첫 문장은 이렇게 되어있다. ‘나한테는 다섯 필(疋)의 ‘조랑말’이 있다.’ 또, 그 글은 ‘ 대체, 그 다섯 필의 조랑말들의 정체? 7단 기어변속 자전거들이란 걸 다들 모르실까?’로 마무리되어 있다. 5대의 자전거를 조랑말이라고 부르고 있음을. 이번에는 녀석들을 차례차례 소개하려한다. 취득순서대로다. 조랑말 1 아내와 큰딸이 사는 경산시 중방동 e편한세상 아파트 복도에 벌써 여러 해 동안 서 있던 자전거. 큰딸 요안나 프란체스카는 그 자전거를 신부(神父)님으로부터 얻었다고 하였다. 여성용 자전거답게 참으로 예쁘게 생겼다. 그때 녀석은 자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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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랑말들에 관해(1)수필/신작 2024. 10. 24. 13:32
내 조랑말들에 관해(1)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나한테는 다섯 필(疋)의 ‘조랑말’이 있다. 조선조 암행어사들 마패(馬牌)에는 두 필의 말이 조각되어 있었고, 그걸 내밀면 두 필의 역마(驛馬)를 거저 얻어 탈 수 있었다는데... . 사실 당시 마패는 한 필, 두 필 ... 다섯 필로 조각되어 있었으며, 다섯 필의 마패는 고관대작 및 왕족 한테만 주어졌단다. 그런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보면, 나는 당시 암행어사들보다 높은 지위의 인물. 비록 내가 소유한 역마들이 조랑말들이기는 하지만... .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동거리 내지 활동반경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나의 동선(動線)은 빤하다. 아내와 큰딸이 사는 경산시 중방동 ‘e편한세상 아파트’-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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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수필/신작 2024. 10. 1. 16:12
문학잡지를 통해서든, 신춘문예를 통해서든 작가로 데뷔한 이는 공인이지요.작가의 한 어휘, 한 문장은요,자신의 책임이지요.그럴 자신도 없다면요, 평론가 등의 비난 무서워한다면요,붓을 꺾어야지요.지지고 볶고 하는 가운데에서 발전 아니겠어요?감히, 공개적으로 밝힐 게요.몇 분 아니 계시는 제 이 메일 수신인들 가운데에서 '?'을 17년여 만에 손절입니다.그녀는 되어 먹들 않았어요.그녀는 수필가라고 하던데요?그렇다면, 자기가 종이매체에 발표한 글들을 그 누군가는 읽고, 칭찬도 하고, 비난도 하고... .그것도 감내하지 못하면서 무슨 놈의 작가??, 이 시간부로 때려치우세요.당신은 근본이 아니 되어 있군요.논란의 중심에 서는 것도 두려운 여인이 무슨 문학 타령, 예술타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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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수난 세태(4)수필/신작 2024. 9. 9. 14:46
비둘기 수난 세태(4)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지난날 나의 선친(先親)은 슬하에 5남 5녀 자녀를 두었고, 나는 그 가운데에서 아홉 번째다. 안타깝게도, 당신의 자녀들 가운데에서 셋째딸 봉자는 53세로, 맏아들 경택은 76세로, 막내딸 말자는 66세로 당신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저승으로 가고 말았다. 이제 나이 칠십을 눈앞에 둔 나. 비둘기로 하여, 당신을 새삼 그리워하게 될 줄이야!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식품영양학 박사’ 등의 인물들은 ‘칼로리’, ‘고지방’, ‘다이어트’ 등을 심심찮게 말하곤 하던데 ... . 나의 선친은 한마디로, 자녀들 먹여 살리려고, 84세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단백질 부족현상의 어른이었다는 거. 해서, 어디서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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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수난세태(3)수필/신작 2024. 8. 26. 14:44
정말 믿으시겠어요?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 않으면요,이런 글을 결코 쓸 수가 없어요.그것도 단숨에요.그것도 '쩨리뽕' 되어서 말이에요.님들은 '복덩이'세요.왜?생각해세요.저는요,여태 그 누구도 미워한 적 없어요.님들은 한 분, 한 분 제 먼 인생길, 특히 예술가로 걸어가는 중에 만난 귀인들이시니까요.감사해요. 비둘기 수난 세태(3)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지난 번 이야기 제 1화에서는 이 아파트 어느 댁 창밖 난간 에어컨 실외기 바닥의 비둘기 둥지와 배설물을 깔끔하게 청소해준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사실 달포 전에도 어느 요양보호사가 아파트 경비실에 찾아와, 자기가 모시는 노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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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수난 세태(2)수필/신작 2024. 8. 20. 15:09
비둘기 수난 세태(2) 윤근택(수필가/수필평론가/문장치료사/음악 칼럼니스트) 지난 번 이야기 제 1화에서는 이 아파트 어느 댁 창밖 난간 에어컨 실외기 바닥의 비둘기 둥지와 배설물을 깔끔하게 청소해준 이야기로 꾸며져 있다. 사실 달포 전에도 어느 요양보호사가 아파트 경비실에 찾아와, 자기가 모시는 노인 내외분의 성화에(?) 못 이겨, 나를 데려가서 유사한 작업을 행하게 한 적 있다. 한사코 사양했음에도, 두유 두 팩을 사례로 받은 적도 있고. 내가 이 연작물의 완성도를 더하고자,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공부해본즉, 아파트에 세 들어 사는(?) 비둘기들 습성이 다소 이해가 되었다. 아파트 벽면에 돌출된 그 난간이, 그들이 날아와 쉴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에어컨 실..